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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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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원 연꽃 ◇ 7월말의 새미원은 뜨거웠다. 넓게 퍼진 연밭에는 꽃들이 열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꽃잎은 얇고 커서 흐트러 질 것만 같았다. 분홍색 붉은색 흰 꽃들은 무더운 날에 피어나 뿌리를 키우고 씨앗을 맺는 것 같다. 찾아온 사람 들도 무더위에 지쳐갔다. 꽃밭을 관통하는 다리 밑에는 시원.. 2018. 7. 27.
혹서 참 뜨겁다. 이렇게 더울 수가, 일기예보는 앞으로 9일 연속 햇빛이 쨍쨍 이다. 숨이 턱턱 막히는 이런 날씨는 처음이다. 며칠 전 갔었던 태국엔 자주 비가내리고 이 만큼 덥지는 않았다. 태양의 위력이 대단하다. 땅은 달아오르고 온도를 떨어뜨릴 틈이 없다. 중심온도 1500만도, 지구부피 13.. 2018. 7. 26.
태우며 살아가기 태국에서 마사지를 받으면 그들은 두 손을 모아 손님께 인사한다. 그리고 간단한 불경을 외우며 손님의 안녕을 위해 기도한다. 내가 사는 동네 이곳저곳에도 마사지 숍이 있다. 지난해 중국 항주에서의 발 마사지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큰 홀에 한 줄로 의자에 앉아 단체로 받았다. 여행.. 2018. 7. 23.
그 옛날 여름날들 찰방 찰방 찰방……. 아낙네들 물 끼얹은 소리, 희미한 별빛아래 여인들의 모욕하는 모습이 어른거렸다. 누군지는 모른다. 나의 어머니도 누이동생도 그렇게 여름을 보냈다. 무더운 여름 하루를 식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집에는 전기도 선풍기도 없었다. 더위를 쫓는 방법은 노란 .. 2018. 7. 18.
동강변 강바람이 불어온다. 해는 산마루에 걸려 절반의 빛을 잃었다. 한 시간 이상 빠르게 하루가 마감되는 것 같다. 붉은 강물이 바람에 반짝인다. 매미들 울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 온다. 바람은 자갈밭을 미끄러지듯 스쳐가며 멀리 키 큰 버드나무들을 흔든다. 강변은 자갈로 거칠다. 미끄.. 2018. 7. 18.
이별들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어디로 갈까. 그냥 무로 돌아가는 것이겠지, 알고 지내던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다. 그는 몸에 전혀 군살도 없고 언제나 건강한 모습이었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처음 아들이 보낸 메시지에 아, 모친이 돌아 가셨구먼, 하고 조문시.. 2018. 6. 30.
유월의 실록 경부고속도를 버스가 달리고 유월의 산과 들이 창을 스쳐 지나간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땅이 있고 태양이 있어 생명을 이어간다. 땅에는 바다가 있어 태양의 도움으로 수분을 증발시키고 수증기는 비가 되어 온 세상에 내린다. 유월의 실록은 땅과 태양의 합작품이다. 태양은 지구의 .. 2018. 6. 28.
행복했던 시절 1, 오랜만에 고향에 갔을 때, 어머니가 삽짝 밖에 나오셔서 웃으면서 그래 왔나, 하며 반겨주시던 시절, 아버지와 읍내 장터에서 국밥을 같이 먹던 그 순간들이 그리워진다. 국밥집은 시장 한켠에 있었고 인심 좋은 할머니는 언제나 큰 손이었다.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며 가마솥을 감싼다. .. 2018. 6. 25.
아이들 소리 문득 들리는 아이들 소리..... 오래전에 들었고 느꼈던 재잘대는 소리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무슨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은 즐겁다. 아이들 소리는 언제나 정겹다. 어른들이 만들어 냈던 소리이고 들었던 소리였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아이들 소리가 있었다. 그것.. 2018.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