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밀리 스토리8 손녀들 소리 가을에 접어들자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다. 손녀. 손자들이 태어나고 울고 불며 마루를 기어 다니던 시간도 순식간에 흘러갔다. 계절이 해가 바뀌듯 빠른 흐름 속에 아이들은 쑥쑥 자랐다. 손녀.손자가 와 있을때는 온 집안이 아이들 소리로 가득했다. 외출하고 돌아때면 밖에서 부터 아이들 놀이 소리가 들리곤 했다. 집에 같이 있을때는 내 등과 어께에 4명이 매달려서 깔깔깔 웃어 댔다. 모두 등에 업고 마루에서 부엌으로 왔다 갔다 했다. 아이들은 그것이 그렇게 즐거운 것 같았다. 집안을 뛰어 다니며 숨바꼭질도 했다. 아이들은 옷장에 빈방 놀이기구에 숨은 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찾으라고 했다.뻔히 보이는 곳에서 숨어서 찾아낼까봐 몸을 움츠렸다. 궁지에 몰린 꿩이 머리만 숨기듯이, 그러면 모른척하고 어디 숨었지 하.. 2022. 9. 17. 어머니의 눈물 어머니의 눈믈은 이모의 죽음소식을 듣고 나서였다.이모는 40대 초반에 세상을 떠나셨다. 내가 75년 군 생활을 하고 있을때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느 날 대구의 한 병원에 갔다. 이모는 침대에 누워계셨고 내 또래 이종사촌이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 병명은 확실치 않았으.. 2020. 1. 3. 손녀야, 빠이 빠이... 손녀야, 빠이 빠이.... 두툼한 방한모자를 눌러쓴 아린이는 엄마와 손을 잡고 아파트 계단을 오른다. 아직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손녀는 차에서 내리자 마자 엄마 손을 잡고 한쪽 손을 나에게 내민다. 할아버지가 같이 집으로 가는 줄 아는 것이다. 집에는 늘 엄마와 손녀밖에 없는 공간이.. 2018. 12. 17. 떠난 뒤... 식탁에 앉았다. 이미 해는 기울었다. 냉장고 모터 소리만 들리고 집안은 적막이다. 베란다 화분들은 가로등 간접 빛을 받아 희미한 모습이다. 닷새 전 일요일 오후2시, 둘째 딸아이는 오른 손으로 내 왼손을 살며시 잡고 있었다. 오지 않을 것 같은 날이 왔다. 딸아, 참 예쁘구나. 행복하게 .. 2018. 10. 6. 행복했던 시절 1, 오랜만에 고향에 갔을 때, 어머니가 삽짝 밖에 나오셔서 웃으면서 그래 왔나, 하며 반겨주시던 시절, 아버지와 읍내 장터에서 국밥을 같이 먹던 그 순간들이 그리워진다. 국밥집은 시장 한켠에 있었고 인심 좋은 할머니는 언제나 큰 손이었다.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며 가마솥을 감싼다. .. 2018. 6. 25. 손녀와 외할아버지 문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냐, 하고 나갔다. 손녀가 활짝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자주 들리는 손녀라 할아버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그래도 매번 손녀의 웃음은 귀엽고 반갑다. 안아서 신발을 벗겨 주었다. 엄마는 일이 있어 딸을 두고 외출을 했다. 평소 갖고 놀던 공을 굴리며 .. 2018. 5. 11. 떠나보내기 2015년 1월 24일 토요일 이불과 여러 용품들을 차에 싣고 집에 갔다 줬다. 현관문으로 보이는 집안은 어수선하고 정리되지 않은 모습이다. 큰 딸이 배웅 한다며 차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시동을 걸고 창문으로 인사를 받았다. 눈물이 나려고 했다. 이제 정말 같이 살아온 생활이 끝났구나, .. 2018. 5. 7. 제주 겨울여행 ◇ 협재 해수욕장 ◇ 제주의 겨울 유체꽃은 잊었던 봄의 냄새를 기억하게 한다. ◇ 파도가 밀려가는 푸른바다위에서 고기잡는 어선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제주가 좋은 것은 육지와 다른 무엇들과의 만남이다. 그 곳엔 차가 달리는 거리마다 색다른 풍경이 다가온다. 들판엔 키다리 나무.. 2018. 1.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