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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하루 하루33

동네길을 걸어 가면 저녁을 걷는다. 요즘은 하루 세끼를 먹고 나면 주변을 걷는다. 굳이 운동이라기보다는 움직이는 것이다. 식후 산책이 위장활동으로 소화에도 좋다는 얘기도 있다.골목길을 걷는 것은 사람들의 삶을 보고 느끼는 것이어서 좋다. 집을 나서면 아파트지단지에 있는 GS마트가 있다. 마트를 만난 것은 여기 이사 오고 부터다. 수 십 년이 흘러갔다. 집 가까운 곳에 있어 편리해서 좋다.셀프 계산을 하기 전까지는 여러 직원이 장보기를 도왔다. 오래전부터는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계산기에 스캔하고 카드로 지불한다. 마트 중에서는 선도적으로 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처음엔 어색하고 불편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편하다. 이곳을 조금 돌아 나가면 수잔나 옷 수선점이 있다. 골목에 위치한 이곳은 내 단골집이다. 옷을 사면 모두 이곳에.. 2024. 11. 9.
겨울이 물러날 시간 오랫만에 햇빛이 내려 비친다. 겨울이라는 계절이 그렇지만 며칠동안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졌다. 닐씨가 왜이래, 빛이 내리지 않으니 시간 개념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그저 하늘은 흐리고 허공도 같은 잿빛 색깔로 가득 했다.겨을은 자연이 흑백의 색갈로 덮여 버리는인 답답한 계절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가끔 한국이 이런 날씨라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하는 생각에 위로가 되긴 한다. 우리보다 위도가 북쪽에 있는 나라들은 어떨까. 북유럽 어떤 지역은 낮이 3~4시간밖에 안되는 곳도 있다. 어떤 나라는 해가 거의 뜨지 않고 지평선에 머물다가 져 버리는 곳도 있다. 그런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겨울 삶은 어떨까. 언제나 하얀 눈으로 덮여 있고 추위도 여기보다 더 강하다. 밤이 길고 햇빛을 보는 시간이 줄어들면 생활이 .. 2024. 2. 23.
해외 골프는 비행기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큰 비행기는 아니지만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어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 이륙시간이 상당히 지연됐다. 그만큼 비행이 많다는 증거다. 한자리에 앉아 6시간을 버텨야 한다. 나는 이게 참 고역중의 고역이다. 방콕에는 새벽2시가 넘어야 도착할 것 같다. 한국시간으론 새벽 4시. 비행중 잠자지 않으면 꼴딱 밤을 새는 것이다. 조금은 잠을 잘 수 있겠지. 이렇게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는 것이 무슨 큰일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운동을 하러가는 것이다. 이것도 운동에 속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 싼 곳을 찾아가는 것이다. 동료13명이 동행하고 있다. 부부 팀도 있다. 어쩌다 운동을 배워서 재미를 알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맘대로 다닐 수 .. 2023. 7. 16.
권불십년 사람들은 권력을 잡으면 그것이 지속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착각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같은 패턴으로 나타난다. 정치권력에서 뿐만이 아니라 일반 사회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정권 때 있었던 일들로 관련자들이 기소되고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될지 모를 일이다. 평범한 사람인 나 자신도 당시에 벌어졌던 일들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거리낌이 없었다. 지난 정권뿐만이 아니다. 전전 정권에서도 여러 가지 사건으로 대통령과 많은 사람이 감옥에 가는 일들이 있었다. 사람들은 권력의 자리에 앉게 되면 알면서도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것 같다. 내가 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 경험 많고 똑똑한 사람들 아닌가.. 2022. 12. 6.
스러져간 가슴 가슴들 올라오는 사람들과 내려가는 사람들이 뒤엉킨 좁은 골목길. 많은 젊은이들이 조여 오는 압박에 숨져갔다. 멀쩡한 날에 하늘이 훤히 보이는 골목에서 숨을 거뒀다. 전쟁터도 아니고 위험이 도사린 험난한 지형도 아니었다. 평소 많은 사람들이 통행하는 골목길에서 상상이나 했겠는가. 불이 훤히 켜진 가게들이 보이는 골목에서 속수무책으로 스러져 갔다. 군중의 힘에 개인은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지. 질서가 무너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꿈과 희망이 넘쳐나는 20,30대 젊은이들. 얼마나 큰 두려움이 가슴 가슴에 차올랐을까. 얼마나 많은 그리움을 안고 숨져 갔을까. 얼마나 큰 아픔이 가슴 가슴마다 엄습했을까. 얼마나 가슴 가슴들이 참담했을까. 그저 평범함 속에서 상상도, 예상도 되지 않는 현실에서. 수많은 군중 속에서 .. 2022. 11. 3.
올림픽공원의 가을 토요일 올림픽공원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사람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축제를 즐기는 것 같다. 공연기획사들은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흘러 보내지 않는다.각종 공연이 준비되고 젊은이들만이 알아보는 연예인들이 대거 무대에 선다. 대낮부터 사람들이 줄줄이 입장하고 어둠이 내리기를 기다린다. 밤이 오면 가을밤은 환성의 도가니로 빠져든다. 잔디가 말라가면 잔디광장은 인기 만점이다. 더 넒은 광장에 매주 큰 무대가 만들어지고 또 철거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광장둘레를 막은 펜서는 한 치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다. 혹여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겹눈 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입장료는 상당한 액수일 것이고 예매도 쉽지 않을 것이다. 잔디광장에서만 공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체조경기장에서도 큰 공연.. 2022. 10. 8.
겨울의 하루 바람이 차다. 기온이 하루 새 영하로 떨어졌으니 그렇다.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하늘은 푸르고 맑다. 설 연휴 나흘간 하늘은 막혔고 공간은 먼지로 가득했다. 북풍이 불어오더니 허공의 먼지들을 쓸어갔다. 찬 하늘에 흐르는 구름도 맑다. 푸른 하늘이 더 푸르고 시립다. 태고의 순수함 같다. 밖으로 나서면 많은 사람들이 바람을 즐긴다. 공원을 걷고 거리를 오가며 겨울을 느끼며 봄을 기다린다. 오늘도 딸과 손자 손녀들이 4명이 집에 모였다. 큰 손녀가 5살, 작은 손녀는 17개월이 지났다. 큰 애들은 마루에서 방으로 뛰어다니고 침대 위를 뛰며 쿵쾅거린다. 시끌 시끌이다. 때로는 울고불고 하며 시간이 간다. 겨울의 느낌이 싫지 않는 것은 가을의 경험에서이다. 따뜻한 봄의 면역은 여름을 이겨내게 했다. 늦가을의 서늘.. 2021. 2. 20.
겨울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이 차다. 기온이 한참 영하로 떨어졌으니 그렇다. 바람은 차지만 하늘은 푸르고 맑다. 북풍은 좋은 점이 많다. 서풍이 싣고 오는 대륙의 먼지는 사라지고 푸른 하늘은 더 푸르고 시리다. 태고의 순수함 같다. 이런 날은 방콕이다. 그래도 밖을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바람을 즐긴다. 공원을 걷고 거리를 오가며 겨울을 느낀다. 오늘도 딸과 손자 손녀 6명이 집에 모였다. 제일 큰 손녀가 5살, 제일 작은 손녀는 17개월이 지났다. 아이들은 정오를 훨씬 지나서 오고 저녁 7시엔 집으로 간다. 큰 애들은 마루에서 방으로 뛰어다니고 침대에서도 쿵광거린다. 시끌시끌이다. 때로는 울고불고 하며 시간이 간다. 내 등을 올라타기도 하고, 장난감은 이방저방으로 옮겨 다니고 마루에 던져지며 오후가 가는 것이다. 겨울의 느낌이.. 2020. 12. 18.
한강 자전거길 파란 하늘엔 붓이 스쳐 간 듯 흰구름이 떠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강변길을 자전거로 달리고 있었다. 가을이 온 세상에 와 있다. 집안 베란다에도, 도시 공원. 들판에도, 한강변은 가을 정취가 멋 있다. 강변을 따라 뻗은 자전거 길에는 온갖 풀들과 꽃들이 피어 있고, 숲 속에서는 가을의 냄새가 짙어져 가고 있다. 페달을 밞으며 차오르는 몸의 열기는 서늘한 바람이 식혀 준다. 북쪽 방향 자전거 길은 암사수원지를 벗어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건물들은 사라지고 시골의 냄새가 난다. 언덕 아래로는 강물이 흘러가고 오른쪽은 밭들이 흩어져 있다. 강변에는 야생꽃들이 한창이다. 미국쑥부쟁이. 갈퀴나물. 쑥부쟁이, 산국들이 희고 분홍. 노랑빛 피어나 가을 향기를 내품고 있다. 강 모래 톱에는 흰 외가리와 오리들이 한가.. 2020.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