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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에세이 스토리지73

순환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갑자기 사라졌다. 처서를 지나서 일까. 비가 내려서인가. 매미들은 어제까지도 시끄럽게 울어댔다. 밤낮이 없었다. 울음을 멈춘 것은 계절의 바뀜을 알아서 일 것이다. 그들은 많은 시간을 땅속에서 기다렸다. 산고의 고통을 극복하고 바람과 태양과 실록 속에서 한 .. 2018. 9. 1.
혹서 참 뜨겁다. 이렇게 더울 수가, 일기예보는 앞으로 9일 연속 햇빛이 쨍쨍 이다. 숨이 턱턱 막히는 이런 날씨는 처음이다. 며칠 전 갔었던 태국엔 자주 비가내리고 이 만큼 덥지는 않았다. 태양의 위력이 대단하다. 땅은 달아오르고 온도를 떨어뜨릴 틈이 없다. 중심온도 1500만도, 지구부피 13.. 2018. 7. 26.
태우며 살아가기 태국에서 마사지를 받으면 그들은 두 손을 모아 손님께 인사한다. 그리고 간단한 불경을 외우며 손님의 안녕을 위해 기도한다. 내가 사는 동네 이곳저곳에도 마사지 숍이 있다. 지난해 중국 항주에서의 발 마사지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큰 홀에 한 줄로 의자에 앉아 단체로 받았다. 여행.. 2018. 7. 23.
그 옛날 여름날들 찰방 찰방 찰방……. 아낙네들 물 끼얹은 소리, 희미한 별빛아래 여인들의 모욕하는 모습이 어른거렸다. 누군지는 모른다. 나의 어머니도 누이동생도 그렇게 여름을 보냈다. 무더운 여름 하루를 식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집에는 전기도 선풍기도 없었다. 더위를 쫓는 방법은 노란 .. 2018. 7. 18.
동강변 강바람이 불어온다. 해는 산마루에 걸려 절반의 빛을 잃었다. 한 시간 이상 빠르게 하루가 마감되는 것 같다. 붉은 강물이 바람에 반짝인다. 매미들 울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 온다. 바람은 자갈밭을 미끄러지듯 스쳐가며 멀리 키 큰 버드나무들을 흔든다. 강변은 자갈로 거칠다. 미끄.. 2018. 7. 18.
아이들 소리 문득 들리는 아이들 소리..... 오래전에 들었고 느꼈던 재잘대는 소리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무슨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은 즐겁다. 아이들 소리는 언제나 정겹다. 어른들이 만들어 냈던 소리이고 들었던 소리였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아이들 소리가 있었다. 그것.. 2018. 6. 25.
고향의 하루 고향집 방에 누워 보니, 처마 밑 빗물 떨어지는 소리 똑똑똑....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집은 옛집이 아니지만 비내리는 소리는 그날의 그 소리다. 지난날 이런 봄날엔 가족들과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지만, 지금은 모두 떠나고 없는 곳에 비만 내린다. 집 밖 저 멀리 강물이 흐르.. 2018. 5. 15.
캐나다 이야기 토론토에서 온 조카 조카는 초등학교때 이민을 떠나 이제 17년이 됐다. 가끔 오곤 했지만 이번에도 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독일계 회사에 다니며 나름대로 잘 살아가고 있다. 캐나다에도 주택난은 심각한 하다고 한다. 매년 30여 만 명의 이민자들이 유입되고 집값은 계속 상승 한다. 한국 .. 2018. 5. 1.
양푼이 비빔밥 사람은 남이 내게 베푼 고마움은 잊지 않는다. 오늘 뎃생강좌 강사는 옛이야기를 했다. 초등학교 4~5학년 때 어머니가 딸 친구들을 초청 했다. 양계장 닭들이 병들어 내장을 제거하고 먹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30명분을 준비 했는데 48명이 들이닥쳤다. 하는 수 없이 반 마리씩을 나눠 먹.. 2018.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