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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전체 글259

겨울의 하루 겨울은 춥고 낮이 짧다. 아침 해가 늦게 뜨고 일찍 해가 기운다. 하늘이 맑은 날엔 하루가 상쾌하다. 그렇지만 겨울날들은 대부분 우중충하고 먼지가 하늘을 덮는다. 어둡고 먼지낀 날은 우울하다. 시야는 짧고 어디론가 걸을 수도 없다. 하루가 더 짧은 서유럽, 알레스카. 시베리아는 어.. 2019. 1. 11.
살아가는 길 인생은 과정이다. 살아오면서 실패도 했고, 괜찮았던 일들도 있었다. 실패의 허탈감과 성공의 기쁨을 맛 보기도 했다. 지금 인생의 과정을 얘기하기엔 늦은 시기 일지도 모른다. 살아온 궤적이 언덕을 넘어 내리막길로 가고 있으니 그렇다. 남아 있는 길에서 어떻게 연착륙 할 것인지, 랜.. 2019. 1. 11.
추억 만들기 역을 벗어나자 하늘을 봤다. 화창한 봄날을 기대했던 그 곳엔 짙은 구름에 덮여 있었다. 먼 하늘을 보며 옛 자취를 찾았다. 젊은 시절 머물렀던 땅엔 스산한 바람이 불어왔다. 벌써 몇년이 흘러간 추억이다. 사람들은 고향 또는 지난날 살았던 곳을 가게 되면 여러 가지 상념들에 젖곤 한.. 2019. 1. 4.
시간의 배 올해가 이제 하루 남았다.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무술년이 흘러갔다.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 시기쯤 폭발이 있었고 시간이 시작되고 공간이 생겨났다. 최초 100억년은 無였다. 폭발 후 장구한 세월이 흐르고, 사람은 최근에야 나타나 시간의 배를 탔다. 삶은 시간의 배를 타고 흘러 .. 2018. 12. 30.
손녀야, 빠이 빠이... 손녀야, 빠이 빠이.... 두툼한 방한모자를 눌러쓴 아린이는 엄마와 손을 잡고 아파트 계단을 오른다. 아직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손녀는 차에서 내리자 마자 엄마 손을 잡고 한쪽 손을 나에게 내민다. 할아버지가 같이 집으로 가는 줄 아는 것이다. 집에는 늘 엄마와 손녀밖에 없는 공간이.. 2018. 12. 17.
소백산의 추억 날씨가 봄날이다. 낮 기온이 영상5도나 된다. 그저께 산에서의 추위는 대단했다. 세찬 바람에 얼굴이 찌릿찌릿했다. 순간적으로 얼어버릴 것 같았다. 산행에는 고통도 즐거움도 있다. 고통이 없다면 어떻게 야성의 바람과 눈 덮인 산, 먼 산 넘어 떨어지는 해를 볼 수 있을까, 1200m 고지, 매.. 2018. 12. 11.
겨울의 시작 아침기온 영하 8도, 겨울들어 가장 춥다. 찬 바람도 겨울을 더 실감나게 한다. 겨울다운 날이 왔다는 것은 한해가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오는 12월이지만 실감도 못하는 사이에 흘러 가곤 한다. 이런저런 모임에 마음까지 안절부절 하는 사이에 그렇게 가버린다. 12월의 .. 2018. 12. 7.
착각 속의 삶 지하철 4호선 저녁 시간. 열차 문이 열리고 '학생 가방 가져가라 가방' 6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 두 분이 소리치며 바쁘게 가방 한 개를 밖으로 던지고 열차는 출발했다. 명동역.... 아주머니 두 분 옆에 한 중년 남자가 졸고 있다. 맞은편 젊은 아주머니, 가방은 졸고 있는 아저씨 것인데요. .. 2018. 12. 3.
나에게 나에게... 어둠이 희미한 가로등을 감싸 안았다. 나는 밖을 보고 있고, 창 너머 헐벗은 나무들이 나를 보고 있다. 조용한 저녁, 왠지 모를 허전함이 밀려온다. 이미 그 많았던 여름과 가을의 생명들이 사라져 버렸다. 하루 해가 모습을 감추고 모든 것이 빛을 잃은 지금, 나의 살아 있음과 .. 2018.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