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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하늘 바람 숲43

이렇게 맑은 날 맑은 하늘, 높은 구름, 바람에 나뭇잎이 살랑인다. 오늘 같은 날은 무작정 걷는다. 공원에 들어서면 꽃들이 피어나고 바람과 하늘. 나무들을 만난다.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걸음마다 추억들이 지나간다. 멀리 산성 성벽엔 사람길이 보인다. 동쪽으론 하남의 높은 산이 한강으로 흘러내.. 2019. 6. 24.
풀잎들의 왈츠 적막한 산속에 스스스~~~ 빗소리가 정적을 깻다. 실 같은 빗줄기가 빛을 타고 쏟아져 내린다. 숲은 갑자기 찾아온 비로 부산하다. 수십 미터 나무위에 부딪힌 빗물이 숲 사이로 떨어진다. 풀잎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똑똑똑, 똑똑똑~ ~ 약수터 지붕위의 소리는 또또도~, 또또도~ ~ 빗방울은 부.. 2019. 6. 8.
울지 않는다 은행잎이 참 곱다. 햇살이 기울어가는 오후. 노란 잎들이 빛을 받아 반짝 인다. 빛은 서로 부딪혀 은빛 되어 흩어지고, 바람이 불면 가로수 터널은 황금빛이다. 사람들은 사진 찍기에 바쁘다. 잎들은 안다. 사람들이 예뻐하는 것을, 잎들은 느낀다. 밟히는 아픔을, 시간을 견뎌낸 잎들은 조.. 2018. 11. 5.
산길엔 가을 비 ◇ 아침부터 가을비가 내렸다. 어제 친구와 약속한 산행을 하기로 했다. 산 입구부터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산 길에는 나뭇잎이 쌓여있고 바람이 불때마다 잎들이 쏟아져 내렸다. 남동풍이 세차게 불어왔다. 한쪽으로 우산을 기울이며 언덕을 올랐다. 정상에 이르자 이곳저곳 산.. 2018. 10. 26.
아름다운 계절 창문을 열면 찬바람이 확 밀려든다. 계절에서 계절로의 흐름이 빠른 것 같다.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가을이 절반을 향해 가고 있다. 강변의 하얀 억새들이 맑은 햇살을 파란 하늘로 뿌린다. 퇴색되어 가는 풀밭에서 불어오는 내 음은 수확기 보리밭 향기 같다. 사람들은 가을을 .. 2018. 10. 18.
산성길엔 가을 바람이... 투두둑 타닥타닥~~ 숲길에는 도토리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초유의 무더운 여름을 이겨낸 참나무들이 열매를 뿌리고 있다. 아직 덜 여문 도토리도 짝을 이뤄 길 위에 떨어진다. 작은 언덕에 오를 때마다 바람이 솨악 불어 나뭇가지를 흔든다. 바람은 이미 찬기를 품고 있었다. 가을이 오나보다. 아무리 여름이 매섭게 더위도 계절은 순환의 법칙을 멈추지 않는다. 중부 이북은 태풍의 영향이 거의 없었고 더운 열기는 멀어져 갔다. 여름동안 산을 오르지 못했다. 찌는 듯한 열기, 끈적이는 습도는 산행의 의욕을 꺾어버렸다. 늦게 나선 산행이지만 이곳저곳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시원해지고 바람도 불어오니까 집안에 머물 기는 아까운 휴일이었을 것 같다. 언덕을 몇 개 오르고 걸으며 정상은 가까이 다가왔다. 남한산성의 .. 2018. 8. 28.
유월의 실록 경부고속도를 버스가 달리고 유월의 산과 들이 창을 스쳐 지나간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땅이 있고 태양이 있어 생명을 이어간다. 땅에는 바다가 있어 태양의 도움으로 수분을 증발시키고 수증기는 비가 되어 온 세상에 내린다. 유월의 실록은 땅과 태양의 합작품이다. 태양은 지구의 .. 2018. 6. 28.
천천히 달리기 가는 길은 힘들었다. 북쪽을 향해 달린다. 줄줄이 이어지는 행로, 모두가 앞서나가며 달린다. 젊은 이, 나이든 이, 할 것 없이 앞질러 간다. 덩달아 페달을 밟아보지만 어림없다. 모두가 추월한다. 쭉 뻗은 길을 넘어 언덕을 타고 달린다. 내 나이가 들어서 인가, 자전거 때문인가, 모두가 나.. 2018. 6. 23.
이렇게 아름다운 날 하늘은 빛으로 더 없이 푸르렀다. 멀리 떠가는 구름은 하얀 빛을 뿜어내며 밀려가고 있다. 수 십 년을 자라온 메타세과이어 나무들이 하늘로 치솟는다. 땅에는 온갖 생명들이 움트고, 개나리꽃이 피어나고 있다. 바람은 갓 생겨난 생명들을 흔든다. 길가 야생화는 가냘픈 줄기에 매달려 .. 2018.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