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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하늘 바람 숲

아름다운 계절

by 옐로우 리버 2018. 10. 18.

창문을 열면 찬바람이 확 밀려든다. 계절에서 계절로의 흐름이 빠른 것 같다.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가을이

절반을 향해 가고 있다. 강변의 하얀 억새들이 맑은 햇살을 파란 하늘로 뿌린다. 퇴색되어 가는 풀밭에서 불어오는 내

음은 수확기 보리밭 향기 같다.


사람들은 가을을 슬픈 계절로 생각한다. 가을이 되면 봄. 여름에 자랐던 잎들이 시들고, 동면을 준비한다. 인생도 유년

 기에서 노년기를 거치듯, 어쩌면 가을은 인생의 장년기에 해당 될지도 모르겠다. 낙엽이라는시에서 어느작가는 "황혼

 이 질 때 낙엽의 모습은 너무 슬프고, 발에 밟힐 때 낙엽은 영혼처럼 울고" 라며 떨어져 쌓인 낙엽을 보며 계절을 노래

 했다.

가을은 외롭고 쓸쓸하다. 하지만 가을이 화려하게 옷을 입으면 더 아름다운 모습은 없을 것 같다. 높은 하늘엔 흰구름

이 덧없이 흐르고, 들판엔 오곡이 익어 간다. 풀벌레들의 울음이 어우러진 이 계절은 우주 조화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 올림픽공원



들녘을 물 들였던  황금빛이 사라 지지만 산들은 온통 황. 적. 갈색으로 물 든다. 가을은 잠깐 왔다가 가고 말지만 아름다움은 어떤 

계절보다 깊고 화려하다. 이 계절엔 많은 생명의 소리가 들려온다. 숲속엔 풀벌레들의 울음으로 가득하다. 서늘한 바람이

불면  나뭇잎들은 서로 부딪히며 떨어져 내린다. 낙엽은 계곡으로 쌓이고 땅으로의 귀환을 기다린다.

 

산과 들과 하늘의 어우러짐이 아름답다. 은행잎은 벌써 노랗게 물들고 꽃들의 향기는 짙다. 이제 곧 가을은 낙엽과 함께 가버릴 

것이다. 이런 계절엔 많은 추억을 만들어야할 것 같다. 지나간 것들은 그리워지는 것이기에.....

이제 곧 겨울이 온다 해도 가을의 기억 속에 떠오르는 추억들이 있다면, 이 계절은 나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준 것일  게다. 가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정두효 20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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