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59 역류성식도염과 동행 처음 증상이 나타났을 떼는 약을 1~2주 복용하면 그쳤다. 의사는 고질병이라고 했다.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음식을 가려 먹지도 않았다. 약을 복용하면 괜찮아 져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식생활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의사도 특별하게 음식 얘기는 없었다.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과 같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몰랐다.점점 심해져서 지난 한 해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음식을 넘기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삼킴 장애가 있는 듯 했고, 음식이 내려가면 식도가 많이 불편했다. 넘어갔던 음식이 식도와 위 사이에 걸려 있는 것 같았다. 트림이 올라 왔고 위산도 역류하는 것 같았다.그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음식 조절이 불가피 하게 된 것 같았다.집에서나 모임에서 즐겼던 술을 끊었다. 담배는 금연하지 오래되어 .. 2025. 3. 24. 봄이 오면 고향 생각... 다시 봄이 오고 있다. 어쩌면 이미 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봄을 준비하는 공원관리인의 갈구리 끝에서는 파란 새싹이 빈틈없이 모습을 드러냈다.지난 가을 떨어진 낙엽이 겨울동안 풀씨들의 보온 역할도 했으리라. 마른 잎을 치우면 풀들이 얼마나 반가운 일일까. 가려졋던 햇볕을 맘껏 햇볕을 받을 수 있게 됐으니 그렇다. 봄이 오는 길에는 모두가 봄준비에 바빠지는 것은 공원뿐만 아니다.온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내가 자랐던 남쪽에는 풀들이 더 많이 자라났을 것이고 진달래도 꽃을 피웟을 것 같다..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긴 하지만 만물이 봄 준비를 끝낸 둣하다. 겨울동안 찬바람에 말라버린 세상만 봐왔다. 가로수는 헐벗고 마른 잎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찬바람을 맞는 삭막한 계절이었다.겨울의 습설은 도시와 산등성이 .. 2025. 3. 22. 다시 덕유산으로 산에 올랐더니 하얀 세상이 햇빛에 반사되며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사람들의 검은 옷과 파란하늘 백색의 눈은 갑자기 다른 세상에 떨어진 느낌이었다.겨울산은 일상과 다른 경험을 느끼기 위해 오르는 것 같다. 하지만 일기예보에는 많은 눈이 예보되어 있었다.해가진후 날씨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밤하늘은 구름으로 가득 찼다. 어둠이 짙어오자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겨울 내내 쌓인 눈이 1미터는 되었고, 그 위에 다시 쌓여갔다. 부드러운 눈이 하늘에서 실타래를 풀어놓은 듯 밤새도록 흘러 내렸다.7년 만에 덕유산으로 갔다.그때는 반대편 삿갓 재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 눈 내리는 10킬로미터의 능선을 오르며 정상에 섰었다. 이번에는 무주스키장에서 곤돌라를 탔다.긴 시간 눈 속을 걷는 것에 부담이 되어 서.. 2025. 3. 22. 햇살을 받으며 방이동 고분군 언덕위에는 의자가 두 개 있다. 언덕 아래로 방이 백제고분 2기가 내려다보인다. 그 아래 여기저기에는 6기가 더 있다. 자료에 의하면 백제 초기 무덤이라고 한다.나는 오전에 언덕위 의자에 앉아 햇살을 받곤 한다. 해는 동에서 서로 하늘을 3분의1를 가로질러 기울어져가 간다. 태양은 이 언덕에 거의 하루 종일 빛을 내려준다.의자에 앉아 해를 마주 보면 따스한 햇살이 얼굴을 감싼다. 눈을 감아도 하늘이 환하게 들어오는 느낌, 햇살은 포근한 감 마저 느끼게 한다..사람들은 햇빛 받기를 꺼린다. 자외선이 피부에 좋지 않다는 이유일 게다.피부를 신경 쓸 나이가 지나서 인지, 나는 거의 매일 이 자리에서 오전 햇살을 받으며 따뜻함을 맛 본다.해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면 겨울답게 춥기도 하다. 다시 나.. 2025. 1. 25. 석양~ 또 해가 졌다.겨울 하루는 짧다. ‘아침이다’ 했는데 금방 하루가 간다. 햇볕은 따스했고 바람도 거의 없었다. 그래도 겨울. 사람들은 두둑한 패딩을 입고 거리를 걸었다.하루해가 넘어가는 저녁. 석양은 부드럽고 겸손했다. 서쪽하늘을 붉은 빛으로 조용히 빛났다.해가 있어 하루가 있는 것인데, 마지막 끝맺음을 하는 석양은 감동이다.어쩌면 여름날의 석양이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강력한 열기를 품어 됐으니 석양도 강렬한 것은 당연한 것일 게다. 겨울 석양은 다소곳한 면이 있지만 그 화려함은 어느 계절 못지않다.석양이 그 예술성을 발하는 것은 태양이 하는 일이지만 지구의 역할이 크다.바람과 구름과 바다와 산과 초원 그리고 흐르는 강물이다. 석양은 지구가 만들어낸 온갖 물체에 빛을 발하며 그 오묘한 작품성을 드러낸다.. 2024. 12. 27. 가족은 그리움 집안에 갑자기 적막이 흐른다.손녀 손자가 깔깔대던 웃음소리.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를 부르던 소리가 사라졌다.딸의 식구들이 쓰던 두 개의 방도 텅 비었다.그동안 갖고 온 용품과 현지에서 구하기 힘든 상품들을 구매해서 이방 저 방에 쌓아놓고 있었다. 이제는 모두가 치워지고 빈방이다.허전함이 밀려든다.지금은 큰딸 식구들이 탄 비행기가 1시간30분을 날아 멀리 갔을 것이다. 4시간 반을 더 가야 목적지에 내리게 된다. 누구나 비행기를 탄 경험이 있지만 그것은 피곤한 일이다.벽시간이니까 모두가 잠이 들었을 지도 모른다.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며 비행기는 허공을 날고 사람들은 이미 지쳤을 것 같다.할머니가 아무리 신경을 써도 자신들의 집만큼이야 됐을까. 한 가족이 모두 외국에 살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2024. 12. 12. 소나무들의 수난 언제나 푸른 상록수는 겨울에도 그 녹색의 빛으로 세상이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소나무는 얫부터 유용하게 쓰여오기도 했다. 대부분의 건축은 소나무 였고 임금이 살던 궁들도 소나무가 추축이 되어 건축되었다.소나무는 사람들에게 정감을 준다.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고 그 껍질이 갖인 질감이 친근감을 준다. 많은 예술가들이 소나무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새까맣게 익어서 흘러내리는 솔방울은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기도 한다.어릴 쩍 산에는 나무가 별로 없었다. 밥을 해먹고 집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는 땔감이 필요했다. 어른들은 먼 산으로 가서 여러가지 땔감을 거둬들였지만 아이들은 집주변 산에서 구했다. 대나무 갈구리로 소나무 밑에 떨어진 솔잎을 모아서 집으로 가져 오곤 했다. 마른솔잎은 활활 잘 타 올랐다.특히.. 2024. 12. 11. 동네길 걸어 가면 저녁을 걷는다. 요즘은 하루 세끼를 먹고 나면 주변을 걷는다. 굳이 운동이라기보다는 움직이는 것이다. 식후 산책이 위장활동으로 소화에도 좋다는 얘기도 있다.골목길을 걷는 것은 사람들의 삶을 보고 느끼는 것이어서 좋다. 집을 나서면 아파트지단지에 있는 마트가 있다. 마트를 만난 것은 여기 이사 오고 부터다. 수 십 년이 흘러갔다. 집 가까운 곳에 있어 편리해서 좋다.셀프 계산을 하기 전까지는 여러 직원이 장보기를 도왔다. 오래전부터는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계산기에 스캔하고 카드로 지불한다. 마트 중에서는 선도적으로 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처음엔 어색하고 불편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편하다. 이곳을 조금 돌아 나가면 옷 수선점이 있다. 골목에 위치한 이곳은 내 단골집이다. 옷을 사면 모두 이곳에 맡긴다.할머.. 2024. 11. 9. 멀어져 가는 고향 길 고향은 먼 곳에 있다.아주 오래전에는 하루를 가야했다. 열차는 띄엄띄엄 다녔고 속도도 느렸다.고속도로는 없었다. 오는 길, 가는 길엔 많은 시간이 소요 됐다.그래도 고향 가는 길은 언제나 즐거웠다. 집을 나서면 황강물이 흐르고 강을 건너면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 멀리 이룡 산이 등고선을 그리며 높게 서있는 강변 마을은 정겨웠다.달은 언제나 그 산위로 넘어갔고 자녁별이 빛났다.밤이면 수많은 별들이 반짝였고 푸른 바람이 불어왔다. 그곳에는 부모님이 계셨고 친구들이 있었고 추억들이 쌓여 있었다. 집을 돌아 신작로를 걸으면 초등학교 였다..재잘대던 어린 시절이 그기에 있었다. 교정은 온전한 추억을 담고 있었고 그리움이었다.해가 기울면 언덕 너머에서 소먹이러 갔던 아이들이 돌아 오는 행렬이 있었고, 딸랑딸랑.. 2024. 9. 17. 이전 1 2 3 4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