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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하늘 바람 숲

햇살을 받으며

by 옐로우 리버 2025. 1. 25.

방이동 고분군 언덕위에는 의자가 두 개 있다. 언덕 아래로 방이 백제고분 2기가 내려다보인다. 그 아래 여기저기에는 6기가 더 있다. 자료에 의하면 백제 초기 무덤이라고 한다.
나는 오전에 언덕위 의자에 앉아 햇살을 받곤 한다. 해는 동에서 서로 하늘을 3분의1를 가로질러 기울어져가  간다. 태양은 이 언덕에 거의 하루 종일 빛을 내려준다.
의자에 앉아 해를 마주 보면 따스한 햇살이 얼굴을 감싼다. 눈을 감아도 하늘이 환하게 들어오는 느낌, 햇살은 포근한 감 마저 느끼게 한다..
사람들은 햇빛 받기를 꺼린다. 자외선이 피부에 좋지 않다는 이유일 게다.
피부를 신경 쓸 나이가 지나서 인지, 나는 거의 매일 이 자리에서 오전 햇살을 받으며 따뜻함을 맛 본다.
해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면 겨울답게 춥기도 하다. 다시 나오면 바로 따뜻한 열기가 피부에 와 닿는다. 해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생물은 없다. 겨울엔 비타민D를 만드는 것은 햇빛이 최고라고도 한다.
약간 불면증이 있던 나는 햇살을 받고 몇 십 분을 걸으며 약간 개선된 느낌이다. 그저 심리적인 원인일수도 있다. 이 언덕은 동서방향을 보고 있어 찬바람을 막아준다.
건너로는 송파동. 양재대로 너머로는 가락동 오금동이 보이고, 저 먼 곳으로 남한산성이 길게 뻗어 있다.
이 무덤들이 백제 초기들 것이라면 거의 2천여 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나는 어쩌면 언덕에 앉아 2천년의 세월과 대화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분에 뭏힌 사람들은 백제를 건국한 온조왕과 동시대를 살았는지도 모른다. 온조와 대변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서 멀지 않는 곳에는 올림픽공원 몽촌토성이 있고 또 멀지 않는 곳에는 풍납토성이 있다.
송파구 이곳저곳에는 백제 유산들이 흩어져 있다. 겨울 북유럽엔 해가 떠 있는 시간이 2시간도 채 안 되는 곳도 있다. 어떤 곳은 해가 떠서 지평선을 따라 가다가 사라지는 곳도 있다고 한다.
겨울해가 짧기는 하지만 그런 곳에 비하면 얼마나 환경이 좋은 곳인지 감사할 일이다. 오늘도 9시간 38분 동안 해가 빛을 내려 줬다. 고분군을 돌며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완만한 언덕으로 무리 없이 운동하기엔 좋은 곳이다. 봄여름엔 파란 잔디가 고분들을 덮고 있고, 가을이면 주변 나무들의 단풍도 아름답다. 매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걷기도 하지만 언덕에 앉아 받는 햇살이 좋다. 정두효 / 2025.1

◇ 방이 고분군에는 백제초기의 무덤 8기가 2천여 년의 세월을 지켜보고 있다. 어쩌면 백제를 건국한 온조와 시대를 같이 한 사람들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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