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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하늘 바람 숲

봄바람이 불어오면....

by 옐로우 리버 2018. 3. 10.


◇송파구 올림픽 공원


봄바람이 불어오면....


봄을 알리는 것은 겨울을 밀어내는 봄비다. 비가 내리고 대지가 촉촉이 젖으면 땅속에선 온갖 생명들이 돋아난다. 그리고 봄바람이 불어온다. 산을 넘고 들을 건너 바람이 불어오면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따스한 바람은 꽃과 함께 세상을 환하게 빛낸다. 얼마나 기다렸던가, 겨울 속에서 꽃들은…….

이 세상에 바람이 없다면 모든 것이 멍춰 버린 흑백영화의 한 장면일 게다. 나무와 풀, 꽃잎들이 바람에 춤추지 않는다면 세상은 아름답지 않을 것 같다. 공기가 순환하는 기능을 잃게 된다면 생명체의 삶은 어렵게 된다. 봄바람은 세상을 충만하게 한다, 사람의 삶도 바람과 함께 한다. 바람을 느끼며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을 본다. 온갖 나무들과 풀들이 초록으로 물들 때, 하늘과 땅은 바람으로 가득하다.

바람은 계절에 따라 다르게 불어온다. 봄바람은 정겹다. 사람들은 봄 길에서 바람을 맞으며 지난봄을 그리워한다. 봄바람은 겨우내 잠자던 나무뿌리를 깨워 수분을 활기차게 끌어 올린다. 흩날리는 민들레 씨앗들은 또 다른 곳에 생명을 뿌린다.

여름 날 들판을 스치는 바람은 농부에겐 고마운 바람이다. 찌는 듯한 날 경작의 고통을 한순간에 날아가게 한다. 가파른 산을 오르는 사람에겐 온몸을 스치는 바람은 기쁨이다.

가을바람은 쓸쓸하고 추운 겨울을 예감케 한다. 바람이 불면 생명들이 스러져가는 허전함을 본다. 붉게 타는 산야를 스치는 바람은 서글픔이다.

겨울의 눈보라는 생명을 고통스럽게 한다. 보리는 찬바람 고통 속에서 풍성한 씨앗을 준비한다. 사람들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봄의 희망을 꿈꾼다. 바람은 계절을 순환시킨다.

훈풍이 불어온다. 봄바람은 그리움을 가져온다. 먼 옛날 떠난 친구와 멀리 살아가는 가족들을 생각나게 한다. 봄이 문턱을 지남은 하얀 목련 꽃이 흩날릴 때다. 생명으로 넘치는 이런 날엔 봄이 머무는 곳에 서고 싶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강가, 파란 새싹이 춤추는 들녘은 봄 내음으로 가득할 것이다. 생명들은 봄바람과 함께 숨쉬고 자란다. 정두효 (blog.daum.net/dh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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