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린다
비가 내린다.
단비가 마른 땅을 적시고 있다.
아침부터 시작된 비는 그칠 듯 말 듯 오전 내내 오락가락 하고 있었다. 늦은 오후가 되자 비는 본격젹으로 내리 기 시작됐다. 그렇다. 봄의 문턱엔 언제나 비가 내렸다. 가을이 가기 전 찬비가 내리 듯, 봄은 언제나 비와 함께 왔다. 이번 겨울엔 비는 물론 눈 같은 눈도 오지 않았다. 하늘은 겨울을 보내며 늦게 비를 뿌리고 있다. 산길에도 빗 소리가 들렸다. 빗 소리는 개울물 소리 같았다.
바싹 마른 나무 잎에 떨어지는 소리는 그렇게 들렸다.오랫동안 말라버린 잎은 빗방울을 맞으며 영롱한 소리를 냈다. 어쩌면 바람소리 같기도 햇다. 이번 겨울은 춥고는 건조했다. 마침내 흠뻑 비가 내린다. 지금도 어떤 지역에선 폭풍으로 집이 날아가고 사람이 죽어간다. 지구에는 공평하지 않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이 땅엔 필요한 시기에 비가 내려주니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겨울을 이겨내야 하는 보리와 잡초는 메마른 대지에서 생명을 겨우 부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비가 촉촉히 내리니, 생명들에겐 보람이다. 이제 며칠이 지나고 햇빛이 밝게 내리면, 역경을 이겨낸 생명들이 한꺼번에 싹을 내밀 것이다. 그리고 온 세상은 탁한 겨울의 색깔에서 벗어나 화사한 봄의 색으로 빛날 것이다. 새싹을 틔우는 찬비가 없다면 봄은 눈부신 생명으로 빛나지 않을 것이다. 봄이 문턱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캄캄한 이 밤에도 봄비가 내린다. 정두효 2018.3.5 (blog.daum.net/dh5256)
'하늘 바람 숲'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련꽃이 피고 있다 (0) | 2018.03.31 |
---|---|
봄바람이 불어오면.... (0) | 2018.03.10 |
꽃들의 의미 (0) | 2018.02.19 |
겨울 (0) | 2018.02.01 |
설악산 속으로 (0) | 2018.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