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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하늘 바람 숲

한라산에 올라

by 옐로우 리버 2020. 1. 22.

멀리 파란 바다 위에는 흰 구름이 떠 다니고, 산 정상의 사람들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서성이고 있었다. 잠시 후 언덕길을 올라 그들과 합류했다. 사람들은 표지 석 앞에서 차례차례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한라산 정상은 포근하고 따뜻했다. 아침5시에 일어나 숙소를 나섰다. 택시로 성판악에 도착, 해장국으로 요기를 했다. 캄캄한 산길을 낯선 사람들과 줄줄이 걸었다. 눈 쌓인 길은 사람들이 밟는 아이젠소리만 들려왔다. 왼발~ 오른발~ 싸각 싸각~ 마치 군인들의 행군 소리 같았다. 어둠이 사라지며 산길 주변의 나무들이 시야에 나타났다. 완만한 길 주변에는 세월을 살다간 나무들이 쓰러져 흙으로 돌아 가고 있었다. 앞만 보고 걷고 걷는 사이에 진달래 대피소가 나타났다. 우리는 바닥에 주저 앉아 간단한 간식을 먹고 다시 일어섰다. 대피소 주변에는 까만 까마귀들이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까치에게 쫓겨 산으로 피신한 그들은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 한라산 정상으로 가는 긴 언덕에는 까만점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들 보다 앞서간 사람들이 오르는 모습이었다. 숨을 몰아 쉬며 정상에 올랐다. 한라산은 바다 가운데 우뚝 솟아 오른 제주섬의 주인이었다. 깊이 108m의 백록담은 눈에 덮여 사람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 섬에 이렇게 바람이 없고 잔잔한 날이 있기는 했을까, 겨울 산행을 위해 준비한 두꺼운 속옷도 귀를 덮는 털모자도 쓸모가 없었다. 한라산 정상은 푸른 하늘에 흰 구름과 잔잔한 바람만 스쳐가고 있었다.. 한라는 홀로 솟아 신비로웠다. 한국에서 제일 높은 산, 이곳에 오른 것만으로 산행의 목적은 달성한 것이다. 한라산 정상은 완만하게 뻗어 있었고 1950미터의 정상은 한국의 최고봉임을 실감케 했다.사람들이 떠난 한라산은 바다위에 홀로 남아 외로운 섬일 것 같았다. 2020.1.17

.  2020.1.17.


 

 

                    

                    ◇ 해발 1950m의 한라산 정상 백록담은 눈속에 덮여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 눈길 언덕에서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다.

 

                   

 

                     

                    ◇ 한라정상 아래 하늘엔 먹구름이 순식간에 밀려오고 밀려나갔다.

 

                  

                                                    ◇ 등산로 주변에는 오래전에 쓰러진 나무들이 세월을 두고 땅으로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얼마전 내린 눈은 많은 사람들을 한라로 끌어 들이고

                                                       있었다.

    

                   ◇ 진달래 대피소앞에는 많은 까마귀들이 모여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까마귀는 예상보다 큰 새였고 부                        리도 컸다.

                       그들이 어떻게 까치들에게 쫓겨나 이렇게 높은 산으로 밀려왔는지 알수 없는 일이었다.

 

 

                     ◇ 산을 올랐던 다음 날 한라산정상은 온종일 구름으로 덮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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