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5일째다. 헝가리 다뉴브 강 강바닥에 가라앉은 유람선은 21세기 첨단 기술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그 속에 많은 사람들이 숨진 채 있을지도 모른다. 참담한 현실 속에 주변 사람들은 사고 언급 자체를 꺼리는 것 같다. 마음을 속으로만 삭이고 있는 것이다. 부모님과 자신의 어린 딸을 데리고 효도 여행을 떠났던 젊은 주부, 회사를 그만두고 쉬고 있는 남동생을 데리고 여행한 누나, 퇴직직장동료 세부부가 떠난 여행길,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사고로 배안에 숨진 체 있거나 헝거리영역을 떠나 어디로 떠내려갔는지도 알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사연을 갖고 여행을 떠났고, 33명중 26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참사다. 살아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부인과 딸. 장인, 장모를 잃은 젊은 직장인, 남동생을 잃고 살아난 젊은 누나. 부부 여행에서 혼자 살아난 한 주부, 그리고 가족들을 잃은 그 마음들…….
한국에서라면 아직도 배를 침몰상태 그대로 두고 있을까. 헝가리 당국이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력신장으로 한국인들이 세계 곳곳을 누빈다. 가는 곳마다 위험요인은 늘려있고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 베트남 판티엣시 외곽서 가족관광객이 탄 버스가 추락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2월엔 미국 그랜드캐년에서 20대 남성이 추락했다. 같은 달 베트남 치앙마이 한 골프장에서는 카트가 강물에 추락 60대 남성 2명이 숨졌다. 올 들어서도 이집트에서 낙타타기체험에서 60대 여성이 떨어져 숨졌고, 2월엔 필리핀 마카티시 한 호텔에서 남성 2명이 추락 사망했다. 해외여행사고는 뚜렷하게 막을 대책이 없다. 여행사가 여행지를 엄선하거나 각자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20년 전 본 부다페스트를 흐르는 다뉴브 강은 아름다웠지만 물살은 거셌다. 사고소식을 접하는 순간, 그 강물에 이를 어쩌나……. 가슴이 멍멍해 왔다. 201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