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맑고 높은 날이다. 아침부터 쌀쌀했다. 봄이 이미 와 있는데 북풍인 듯 바람이 차다. 사위는 3년반의 해외근무 후 귀국했지만 다시 잠깐의 해외 근무를 위해 출국했다. 이번에는 딸과 외손녀가 동행했다. 잠자는 아이를 깨워 차에 태우고 코엑스터미널로 갔다. 가방을 내려주고 손녀에게 '빠이~빠이' 했다. 손녀는 할아버지도 같이 가는 것으로 알았던 모양이다. 내 손을 잡더니 같이가자고 했다. 딸 가족을 터미널에 보내 주던 그 시간, 캐나다에서 온 여동생 부부는 공항에서 탑승수속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20여일간의 고향방문을 마치고 그들이 사는 토론토로 돌아 가는 날이다. 만남은 언제나 충분하지 못하고 아쉬움만 남는 법이다. 여동생부부와 보낸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그들 나름대로의 스케줄이 있었고, 나자신도 일상의 생활이 있었다. 서로 맞지 않는 부문은 그렇다고해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큰 딸의 가족은 이미 상하이에 도착, 그들이 임대한 아파트에 들어가 있을 시간이다. 동생부부는 여정의 절반을 지나 태평양 상공에 떠 있을 것 같다. 언제 재회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너무나 먼 곳이고 한번 오가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하늘이 더 없이 푸르고 높다.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이미 개나리와 목련이 피었고 양지바른 곳엔 벚꽃도 꽃잎을 펼쳤다. 높은 하늘이 공허로 가득 하다. 2019.4.1
하루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