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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에세이 스토리지

태우며 살아가기

by 옐로우 리버 2018. 7. 23.

태국에서 마사지를 받으면 그들은 두 손을 모아 손님께 인사한다. 그리고 간단한 불경을 외우며 손님의 안녕을 위해 기도한다.

내가 사는 동네 이곳저곳에도 마사지 숍이 있다. 지난해 중국 항주에서의 발 마사지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큰 홀에 한 줄로 의자에 앉아 단체로 받았다. 여행상품의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마사지는 피로한 근육을 풀어주고 생활에 활력을 준다. 옛날 이발소는 간단한 마사지가 필수 사항이었다. 머리카락을 잘라도 마사지를 해주었다. 80년대 일본 여행 중 한 호텔에서 마사지 사를 불렀다. 동행자와 나는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초인종이 울리고 70대 할머니 두 분이 문을 들어서고 있었다. 우리는 눈으로만 말했다. ‘망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기대가 무산됐다. 마사지는 태국이 유명하다. 한국에도 태국마사지를 따른 숍이 많다. 마사지는 자신의 체중을 손과 팔에 싣어 근육 곳곳을 밀고 당기는 작업이다. 1시간 안마 후 그들이 순수하게 받는 대가는 우리 돈 6~7천 원 정도 되는 것 같다. 돈을 벌기 위한 것이지만 참 힘든 일이다. 마사지는 중노동이고 전신의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일이다. 그들은 하루가 끝나며 서로에게 마사지를 해주며 근육의 피로를 푼다고 했다.

삶은 태양이 스스로를 태우며 빛을 발하듯이 끝임 없는 자기 소모행위다. 동물도 식물도 영양소를 얻기 위해 하루하루 사투를 벌인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노동의 대가로 삶을 이어간다. 사람들에게도 그것이 정신적인 것이든 육체적인 것이든……. 삶은 자신을 태우며 살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정두효   2018.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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