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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에세이 스토리지

아이들 소리

by 옐로우 리버 2018. 6. 25.

문득 들리는 아이들 소리.....

오래전에 들었고 느꼈던 재잘대는 소리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무슨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은 즐겁다.

아이들 소리는 언제나 정겹다. 어른들이 만들어 냈던 소리이고 들었던 소리였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아이들 소리가 있었다. 그것은 영혼의 소리였다. 인간 속에 내제된 원초적인 소리, 언제나 듣고 또 들어도 듣고 싶은 소리다. 내 어머니 내 아버지가 냈던 소리였고, 내 부모들이 들었던 소리다.

어린 시절이었다. 나른한 봄날 친구들과 놀다가 지쳐 잠에 떨어졌다. 잠에서 깨어났던 시간. 가까이서 멀리서 나는 아이들 소리가 들렸다. 아직도 친구들은 그 곳 있었다. 내가 가서 어울릴 수 있었고, 언제나 그 곳에는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었다. 행복했다. 나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소리는 언제나 들려왔고, 나는 그들 속에 있었다. 날이 새면 친구들과 같이 한 삶이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살필 여유가 없었다. 아이들은 산으로 들로 강으로 뛰어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어른들이 없는 시간, 아이들은 서로를 의지했다. 지치면 그냥 마룻바닥이나 땅바닥에서 잠들었다. 지친 몸은 꿈속을 오가곤 했다. 아이들이 있는 곳은 웃음이 그칠 날 없다. 언제나 푸른 소리로 에너지가 넘쳐났다.

지금은 그 소리가 그립다. 어느 곳에서나 재잘 대는 아이들 소리는 생명의 소리다. 봄이 오고 만물이 소생하고, 숲을 스치는 바람소리가 영혼을 깨우 듯, 아이들 소리는 영혼의 소리다. 언제부턴가 아이들 소리가 사라졌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바쁜 까닭이다. 오늘은 아이들 노는 소리를 들었다. 어둠이 밀려오자 놀이터는 텅 비었고 소리도 사라졌다. 오래전 들었던 아이들 소리가 여운으로 남아 맴돈다.  2018.5 정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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