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비껴난 하늘엔 정월대보름달이 둥실 떴다. 오랜만에 눈이 내렸다. 이번 겨울 초입에 첫 눈이 내리고 두달여 만이다. 새벽에 내리기 시작한 눈이 아침7시가 넘어서자 함박눈이 되어 쏟아졌다. 눈이 미세먼지를 씻어 냈는지 공기도 좋았다. 정오가 가까워오자 눈은 비로 변했다. 보름달을 못볼 줄 알았다. 오후내내 영상의 날씨였다. 그동안 비가 한 번 내렸지만 가뭄이 심했었다. 때에 맞게 눈이 와준 것이다. 공원의 잔디는 녹아내린 눈 물을 흠뻑 머금었다. 마른 땅도 물기로 촉촉했다. 잔디에게도 나무에게도 생명수였다. 설을 지난게 어저께 같은데 벌써 보름이 지나갔다. 도시생활은 세월의 흐름을 잘 느끼지 못하게 한다. 언제 시간이 오고 가는지 가늠할 잣대가 결여되어 있는 것 같다. 대보름은 대보름이었다. 밤이 되자 둥근달이 동쪽하늘을 가로질러 가고, 스치는 흰구름은 더욱 하얗게 보였다. 달은 손녀의 흰얼굴 같이 맑고 밝게 활짝 웃는 모습이었다. 달빛의 정취는 바다, 산간지역, 들판, 등 내리는 곳에따라 다르다. 달빛은 고요한 호수위에 깊은 산속에 내리는 것이 제격일 것 같다. 호수물은 빛으로 반짝이고, 산속 동물들은 은은한 빛아래 행복하게 잠들 것 같다. 달빛은 사람과 달리 어느 한곳에 치우치치 않고 지구 곳곳을 비춰준다. 고마운 일이다. 정두효/ 2019,2,19
하루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