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과정이다. 살아오면서 실패도 했고, 괜찮았던 일들도 있었다. 실패의 허탈감과 성공의 기쁨을 맛 보기도 했다. 지금 인생의 과정을 얘기하기엔 늦은 시기 일지도 모른다. 살아온 궤적이 언덕을 넘어 내리막길로 가고 있으니 그렇다. 남아 있는 길에서 어떻게 연착륙 할 것인지, 랜딩은 부드러워야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소크라테스는 신념을 위해 죽음을 택했다. 아테네 거리에서 철학적 대화를 중단하거나 해외이주를 선택했더라면 죽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죽음을 택했다. 오히려 슬퍼하는 가족. 친구들을 위로했다. 2천5백년이 지났지만 그는 살아있다.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신념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끝까지 지구는 돈다고 했다. 그들의 역학은 고전역학의 기틀을 제공했다. 철학과 과학을 빛냈다. 공자는 54세에 천하를 떠돌며 사상의 탑을 쌓았다. 가는 곳마다 환영받지 못했다. 바른 말을 하는 그를 사람들은 싫어 했다. 그가 만든 사상은 동서양을 넘나들며 살아 숨쉬고 있다. 화가 고흐는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도 그림을 계속 그렸다. 살아생전 900여개의 작품 중 1개를 팔아 생활에 썼다. 한 달 생활비 수준이었다. 그는 자신의 그림이 후세에 큰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작품은 수천억원을 호가한다. 정몽주는 고려 왕조를 잇고자 하는 신념때문에 죽음을 맞았다.
사람은 마지막 순간에 지난날을 후회하고 용서를 구한다. 잘못된 일들이 후회로 돌아오는 것이다. 삶은 그런 것일 게다, 신념은 후회로 돌아오지 않을까. 그래도 삶에서 신념은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고집이 배제된 신념은 더욱 그렇다. 황혼이 순탄하게 연착륙하는 모습이길 기대한다. 붉은 해가 수평선 너머로 기울어 가듯이... 정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