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술은 많이 아팠다. 그러나 꼼짝할 수가 없었다.
초등학교 때 낚싯대를 메고 먼 저수지로 가던 중 내리막길에서 넘어졌다. 별 문제 없이 낚시를
했다. 며칠이 지났을까, 왼팔과 옆구리 사이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참고 또 참으며 버텼다. 견디다 못해
읍내 병원에 갔다. 진찰결과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겨드랑이 제일 깊은 곳이 곪아 고름이차 있었다. 수술밖에 도리가 없다고 했다. 50년 전의 일이다. 지금 도시의 좀 큰 의원수준이었을 것 같다. 의료 시설은 지금과 비교 되지도 못할 수준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지역에서는 가장 큰 병원이었다. 수술 날이 되어 아버지, 작은아버지와 병원에 갔다. 의사는 나를 마룻바닥에 뉘이고. 갑자기 아버지와 삼촌. 병원직원 한사람이 내 팔다리를 잡았다. 밀약이 있었던 것이다. 수술대가 있지도 않았던 것 같다.
수술은 시작되고 엄청 울었다. 마취도 없이 수술을 하고 환부에 찬 고름을 숟가락 같은 것으로 긁어냈다. 너무 많이 아팠다. 그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후 병원에 한 두 번 치료받고 그 이후에는 동네 의사도 아닌 의사에게 치료를 받았다. 매일 빈 공간에 채워 넣었던 가재를 뽑아내고 고름을 닦아낸 후 다시 가재를 채우는 일이 반복되었다. 얼마 동안 계속됐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마다. 자지러지게 울었다. 아버지는 나를 잡고 의사는 집도를 하고, 그 당시엔 시골에서의 수술은 다 그랬던 것 같다. 정두효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