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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에세이 스토리지

추억 만들기

by 옐로우 리버 2019. 1. 4.


역을 벗어나자 하늘을 봤다. 화창한 봄날을 기대했던 그 곳엔 짙은 구름에 덮여 있었다. 먼 하늘을 보며 옛 자취를 찾았다. 젊은 시절 머물렀던 땅엔 스산한 바람이 불어왔다. 벌써 몇년이 흘러간 추억이다. 사람들은 고향 또는 지난날 살았던 곳을 가게 되면 여러 가지 상념들에 젖곤 한다.

머물며 다녔던 거리. 공원, 사람들과 만났던 인연을 떠올리며 추억속의 여행을 한다. 삶은 추억을 만들어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고 과거는 이미 두뇌 한 곳에 잠자고 있다. 그것은 삶의 역사이기도 하다. 추억의 량은 모두 다르다. 살아온 곳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성품이 다르고 개성이 달라서다. 인연으로 만들어진  추억은 어떤 것들은  좋게 기억되고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다.

동행한 집안 형님과 역에서 택시를 탔었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던 택시기사가 누구 아니냐고 물었다. 형은 택시기사 친구를 만났다. 대구시내 택시가 12천대라고 한다. 오래 전 같이 했던 추억이 사람을 기억해 냈다. 어린 시절 그 마을에 자주 갔던 나를 기억해 내기도 냈다. 이미 수십 년이 지났지만 추억의 기억은 그대로 머릿속에 잠겨 있고 어느 날 갑자기 되살아 난다. 나도 그곳에 갈 때마다 내가 다녔던 거리. 같이 했던 사람들을 기억하곤 했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추억을 남긴다. 그것은 마음을 떠도는 감정일 게다. 새해 3일째, 날이 춥지만 하늘은 푸르고 맑다. 올해는 더 많은 추억들이 만들어지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정두효/ 20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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