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빈소 벽에는 예쁜 나비 한 마리가 찾아왔다. 우리 형제는 마음속으로 어머니가 오신 것이 아닌가, 했다. 무덥던 여름, 어머니를 아버지옆에 모신 다음날 이었다. 나비는 온종일 빈소 영정 위를 떠나지 않았다. 어떻게 한자리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머니의 영혼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비는 저녁이 돼서야 갑자기 날아갔다. 어머니가 이 세상을 떠나 편안하게 쉬 실 곳을 찾아가신 것 같았다.
몇 해가 흘렀다. 마을 한 어른이 돌아가셨다. 관례에 따라 형이 상여꾼으로 갔다. 언덕길을 힘들게 오르고 있는데 나비 한 마리가 주위를 한참 맴돌고 있었다고 했다. 형은 빈소에 나타났던 나비를 떠올리며 어머니가 자신을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어머니는 일흔도 못 사시고 오래전 세상을 떠났다. 흘러간 세월은 너무 힘들었고 다가올 시간은 쉬어가며 살아갈 수 있었는데 가슴 아픈 일이었다. 어머니도 많이 아쉬워하셨다. 어머니는 나비가 되셨을까. 또 다른 세상에서 나비가 되어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더운 여름날이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정두효 2018.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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