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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여행 이야기

해인사와 직지사

by 옐로우 리버 2018. 4. 23.

  

여행은 언제나 시간이 지난 뒤 여운으로 다가온다.

 고속도로 차창으로 다가오는 4월의 산과들은 평화롭고 따뜻한 모습이었다. 해인사 주변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일은 처음이었다.

 산속에 갇힌 마을은 하늘이 좁고 공기는 상쾌했다. 오랜 역사가 숨 쉬는 해인사 경내의 오전은 고즈넉했다. 절에 들어서자 스님 한 분이 빗자루로 마당을 쓸고 있었다.

 블록과 시멘트로 뒤 덮인 세상에서 흙 마당은 새로움 이었다. 스님의 등 뒤로는 4월 초파일을 기다리는 연등이 붉게 매달려 있었다. 우리는 연등 밑을 거닐고 대웅전을 거쳐 조용한 해인사의 오전을 느꼈다.

 직지사를 들어설 때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구름 가득한 하늘 아래 절은 고요했다. 이곳에는 40여 년 전에 왔었다.

그 때는 20대 였고, 기억 속에 보이는 것도 있었지만 낯섬과의 만남이 더 많았다. 직지사는 하나의 아름다운 정원 같았다. 건물은 넓은 공간에 흩어져 균형을 잡고, 그 하나하나는 세밀하고 조밀하고 순박하고 자연스러웠다.

곳곳에 봄꽃이 만연해 있는 것도 해인사와의 다른 점이었다. 경내 곳곳에서 만나는 건물들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어떤 건물은 자태를 뽐내는 듯 당당한 모습이었고, 또 다른 건물들은 웅크리고 조용히 부끄러운 듯 숨어 있었다.

 해인사는 웅장하고 남성스러운 근육질이 느껴졌다. 직지사는 차분하고 아름답고 소담하고 고운 자태를 지닌 예쁜 여인 같았다. 모두가 말했다. 참 아름답다고, 수계교육중이라는 건물은 들어갈 수 없었지만 적막감이 흘렀다.

 직지사는 조용히 내리는 비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해인사와 직지사는 가까운 곳에 있지만 산세도 경내분위기도 다른 모습이었다.

초등학교동창회는 그렇게 유명사찰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정두효 2018422


                        

                                     ◇해인사는 802년(신라 애장왕 3년)에 창건된 것으로 1200여 년이 넘는 시간 속에 서 있다.





                                ◇ 직지사 역시 신라시대인 418년에 창건된 절로, 해인사보다

                                 400여 년이 앞서 지어졌다. 1600여 년의 역사가 숨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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