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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하늘 바람 숲

소나무들의 수난

by 옐로우 리버 2024. 12. 11.

언제나 푸른 상록수는 겨울에도 그 녹색의 빛으로 세상이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소나무는 얫부터 유용하게 쓰여오기도 했다. 대부분의 건축은 소나무 였고 임금이 살던 궁들도 소나무가 추축이 되어 건축되었다.
소나무는 사람들에게 정감을 준다.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고 그 껍질이 갖인 질감이 친근감을 준다. 많은 예술가들이 소나무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새까맣게 익어서 흘러내리는 솔방울은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기도 한다.
어릴 쩍 산에는 나무가 별로 없었다. 밥을 해먹고 집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는 땔감이 필요했다. 어른들은 먼 산으로 가서 여러가지 땔감을 거둬들였지만 아이들은 집주변 산에서 구했다. 대나무 갈구리로 소나무 밑에 떨어진 솔잎을 모아서 집으로 가져 오곤 했다. 마른솔잎은 활활 잘 타 올랐다.
특히 밥을 짓기 위해 불을 피울 때 갈비를 많이 이용했다. 지금은 이런 곳이 거의 없어졌지만 오래전에는 그렇게 밥을 해먹고 구들 난방을 했었다.
2004년 겨울이 왔고 11월인데 하얀 눈이 천지를 뒤덮었다. 오고 또 오고 자동차지붕에 내린 눈을 이틀에 걸쳐 치웠다. 이렇게 많은 눈이 서울에 내린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그것도 물기를 품은 습눈 이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내가 사는 아파트 동에 소나무 두 그루가 부러져 자동차를 덮고 있었다. 낮이 되어 치워졌지만 공동비용으로 보상했을 것이다.
다음날 올림픽 공원을 갔다. 소나무들이 초토화 되어 있었다. 가지가 크고 멋스러운 나무들은 거의 몸통이
찢겨져 있었다. 수십 년을 아니 수백 년을 커온 큰 나무들의 피해가 컸다.
봄여름가을 그렇게 멋있게 서있던 나무들이 어느 한쪽은 대부분 부러져 내렸다.
많은 가지를 갖인 탐스러운 나무 일수록 패해가 컸다. 소나무외에 잎을 떨어뜨린 나무들은 멀쩡하게 헐벗은 채 서있었는데.
많이 가질수록 피해가 컸던 것이다.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은 소나무들이 피해를 입었는지 알 수 없다. 엄청난 피해가 있었을 것 같다.
그렇게 강하게 보이던 큰 소나무들이 부드러운 한룻 밤 습눈에 그 오랜 동안 키워온 형채를 잃은 것이다.
소나무도 자연이고 눈이 내리는 것도 자연현상이다. 자연이 자연을 망가뜨렸지만 다시 재생시킬 것이다. 또 세월이 흘러가면 또 다른 모습으로 소나무는 그 푸르름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 상처를 치유하고 또 다시 사람들에게 다가올 것이다. 정두효 20024.12.11

◇ 자연이 자연을 처참하게 부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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