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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에세이 스토리지

봄날 아침

by 옐로우 리버 2022. 4. 21.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아침밥을 먹고 그릇을 씻었다. 부엌 창 너머 느티나무에서는 새들이 지저귄다.

무엇이라 흉내를 낼 수 없지만 그들의 소리는 끝임이 없고 부산하다.

새들은 아침에 많은 소리를 내는 것 같다. 아침인사를 나누는 것이지도 모른다. 밤새 서로

떨어져 있었으니깐.

커피 한잔을 들고 소파에 앉았다. 마룻바닥에는 햇빛이 들어와 있다. 베란다 밖의 나무들의 그림자가 마룻바닥에 흑백 그림을 그렸다.

그림자는 바람에 흔들거리며 춤을 추는 것 같다. 바람이 만드는 붓질은 부드럽고 잔잔하다.

창밖 정원에는 연록의 어린 나뭇잎이 햇살에 눈부시게 빛난다. 나무 가지 사이로 하얗게 핀 벚꽃도 보인다.

아파트에는 정원이 없다. 하지만 1층에 사는 우리에겐 베란다 밖이 정원이다. 정원은 넓고 온갖 나무들이 뒤섞여 있다. 요즘 아파트에 비하면 정원이라하기엔 무리가 있다.

온갖 잡나무들을 질서도 없이 세워놓은 그런 모습이다. 37년 전 아파트에 조경이란 개념이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나무만 갔다 심으면 되는 그런 개념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래도 우리의 정원에는 어린이 놀이터도 있고, 단층 관리사무소도 있다. 도로와 경계선 언덕에는 메타세과이어 나무가 거의 15층 키 높이로 줄지어 서 있다.

13차선 도로의 잡음을 많이 상쇄시켜주는 나무이기도 하다. 우리의 정원에는 차들도 덤섬덤섬 서 있고 새들이 자주 찾아와 놀기도 한다.

공터에는 잡초들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땅 바닥에는 제비꽃도 군락을 이루어 피어있고 민들레도 노란 꽃을 피웠다.

하이네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즐거운 봄이 찾아와 새들이 노래하는 아침이다. 즐거운 봄이 찾아와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봄이다.

맑은 햇살과 하얗고 분홍빛의 꽃들이 어우러진 봄날의 아침은 아름답다.

정두효 / 202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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