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하늘 바람 숲

태백산의 겨울

by 옐로우 리버 2021. 2. 3.

눈덮인 태백산은 멋있었다. 나무들이 온통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숨을 죽이고 있었다. 바람은 태백을 넘어 손살같이 동해로 빠져 나가는 듯 했다. 민족의 명산 태백산, 삼국시대부터 천재단에 올라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 겨울의 명산은 사방천지가 하얀 세상이 되어 속내를 감추고 있는 듯 했다.

태백산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높은 산은 아니다. 해발 1567m로 두어 시간 남짓이면 오를 수 있는 곳이다. 길은 완만하고 유일사 입구 주차장에서 시작되면 등정 길은 더 가깝다. 시작부터 길은 얼음판이었다. 아이젠을 차고 오르기 시작, 잠깐의 포장길을 넘어서자 흰눈 세상이었다. 태백의 눈 풍경을 보기위한 산행이었고, 목적은 성공한 것이다. 아침에도 눈이 내렸다. 물기를 머금은 눈은 찰떡같이 아이젠에 달라 붙어 키높이를 늘렸다. 몇 걸음을 걸을때마다 툭툭 차며 떡눈을 털어냈다. 쉬운 산도 이 나이엔 쉽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숨을 헐떡이며 오르고 또 올랐다. 별 물건들이 많이 들어있는 것도 아닌데, 오를수록 배낭이 무거워 졌다. 첫 언덕길을 올라서자 바람이 세찼다. 털 모자를 꼭 조였다. 힘이 빠지는 구간에는 쉬는 장소들이 곳곳에 있었다. 겨울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쉼터에서 만나곤 했다. 정상을 얼마 남기지 않은 곳에는 주목나무들이 서 있었다. 천년을 넘어 산다는 주목은 단단하고 굿굿해 보였다. 우리는 한 컷씩 남겼다. 4~5년 전 덕유산에서도 주목을 많이 만났었다.

정상 언덕을 오르고 얼마 안 되어 장군봉이 나타났다. 제일 높은 곳, 능선을 따라 펼쳐진 눈 경치는 절경이었다. 까만 옷을 입은 사람들이 점점이 들어왔다. 정상언덕에는 사람들이 흩어져 있었고 바람이 거셌다. 내렸던 눈이 바람에 휘말리어 산은 넘는 모습은 태고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바람은 산의 모습을 더 신비롭게 했다. 자연은 가는 곳마다  위대한 모습으로 다가 왔다. 2021.2.1 

 

◇ 태백산은 눈속에 덮여 하얀 세상이었다.

◇ 길 사이로 상고대를 쓴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 멀리 정상으로 오르는 언덕 길은 눈으로 덮여 절경이었다..

 

 

◇ 산들은 이어지고 이어지며 지리산으로 간다.

      

◇ 사람들은 눈덮인 산맥을 바라보며 겨울전경을 만끽하는 듯 했다.

 

◇ 거센바람이 태백의 정상을 넘으며 쌓였던 눈을 쓸어가고 있다.

 

 

◇ 하산길에 만났던  암괴류는 동결과 융해의 반복으로 기반암에서 떨어진 바위들이 토양을 따라 흘러 내리며 만들어진 것이라고한다. 영겁의 세월이 흘러을 것 같다.

'하늘 바람 숲'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낮의 고요  (0) 2021.07.28
숲속의 봄  (0) 2021.04.16
인생  (0) 2020.11.18
봄이 오면  (0) 2020.02.13
한라산에 올라  (0) 2020.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