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도시가 아니다. 사람들은 움츠리고 긴장하고 서로를 믿지 못한다. 아이들은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집안에 갇혀 짜증스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길을 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하얀, 검은 마스크를 쓰고 서로를 피해 다닌다. 건강 불신이 싹 터고 있다. 누굴 탓할 수는 없다. 나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알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가면 가족 간에도 서로를 경계하게 될지도 모른다. SF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약국앞 도로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린다.
3월이 초순에 와 있다. 2월부터 시작된 위기는 어떤 호전의 징조도 없다. 종교집단의 대량발병이 수그러 드는 시점에서 다른 공동생활권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바이러스 19’가 전국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 땅에서는 언젠가 모르게 풀들이 파릇파릇 솟아나고 있다. 햇볕은 봄날같이 따스하다. 오후 4시, 기온이 영상10도다, 봄이 오고 있는데 삶은 봄이 아니다. 이런 아름다운 날에 바이러스가 사람들의 삶을 빼앗아 가고 있다.
바이러스를 탓하랴, 그것들도 살기위해 진화하며 인간의 몸을 이용하려고 한다. 인간과 바이러스의 투쟁이다. 인간이 만든 우주선이 44년째 은하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런 첨단과학시대에 눈에 보이지도 않는 생물체에 인간이 쩔쩔매고 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이런 일은 없었다.
5천년 역사 속에서도 처음있는 일일 것 같다. 현재 감염자가 6,767명이다. 사망자가 44명이다. 감염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한국인의 입국을 막는 국가도 100여 개국이 되었다. 국가적 수모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정부가 한심 스럽다.
바이러스는 점점 기세를 올리며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치료약. 백신의 개발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끝내는 인간이 승리할 것이다. 사람이 더 똑똑하니까, 그동안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지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 모두가 하루하루를 불안 속에 살아간다. 정두효 / 20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