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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여행 이야기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 기념탑

by 옐로우 리버 2019. 11. 27.

 

 

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단풍으로 물든 잎들이 쏟아져 내린다. 서울 기온 영상8, 블라디보스토크는 영하4도다. 그곳 '신한촌' 한 곳에는 하얀 대리석 기둥 3개가 서 있다. 러시아 연해주에는 한 때 27만여 명의 고려인들이 살았다고 한다. 특유의 근면성과 성실로 동토를 일궜던 고려인들에게 일본군의 만행은 큰 상처를 남겼고, 소련의 강제이주정책은 약소국 백성들에겐 고난의 역사였다.

1920,4월 자행된 일본군 러시아 출병대는 한밤에 고려인 집 곳곳에 불을 지르고 화재 진압을 위해 모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하루밤새 8개 마을, 300명이 학살되고 약탈 당했다. 소련과의 전쟁에서 패하자 화풀이를 고려인들에게 한 것이다.

고려인들은 19378월 모두 강제이주당하며 중앙아시아로 흩어졌다.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은 이주가 아니라 학살이었다. 수십만 명이 행선지도 모른 채 열차에 태워져 영하 30~40도의 시베리아동토를 40여일 횡단하며 8,000명이 사망했다. 그들은 극한의 추위 속에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의 눈 덮인 허허벌판에 버려졌다. 고려인들은 땅을 파고 겨울을 견뎌냈다. 수천 명이 기아와 추위로 또 사망했다. 스탈린이 자행한 이주정책으로 14천명의 고려인들이 사망 했다고 한다. 공산주의자의 이주정책은 나라 없고 힘없는 고려인에게는 죽음의 행진이었다.

연해주 신한촌 기념탑에는 어떤 역사적 추모의 글도 없다. 아직도 러시아정부가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20184월부터 한국인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선조들에게 머리를 숙인다. 다행한 일이다. 기념탑에 사실을 기록할 수 있도록 정부가 힘써야 한다. 고난의 세월을 보냈던 고려인들의 영혼들이 편히 잘들 수 있게…… 2019.11.20

 

 

◇ 블라디보스토크의 신한촌에는 기념탑 3개가 고려인들의 고난의 역사를

기록하지도 못한 채, 대한민국 .북한. 연해주를 상징하며  서 있다.

 

◇ 기념탑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태극기. 국화가 놓여있다.

 

◇ 많은 한국인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으니, 고난을 세월을 보냈던 영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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