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이 참 곱다. 햇살이 기울어가는 오후. 노란 잎들이 빛을 받아 반짝 인다.
빛은 서로 부딪혀 은빛 되어 흩어지고, 바람이 불면 가로수 터널은 황금빛이다.
사람들은 사진 찍기에 바쁘다. 잎들은 안다. 사람들이 예뻐하는
것을, 잎들은 느낀다. 밟히는 아픔을, 시간을 견뎌낸 잎들은 조각 되어 바람에 날린다.
잎이 떨어지는 것은 나무에겐 아픔이고 잎들에겐 슬픔이다.
나무는 잎을 배신하고
잎은 배신당한다. 나무는 더 높게 오르기 위해 분신을 버린다, 계절을 건너
봄날을 꿈꾸며 나무는 보내고 잎들은 둥지를 떠난다. 잎들은 울지 않는다. 다음세대를 위해…….
정 두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