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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에세이 스토리지

숲엔 생명들로 가득

by 옐로우 리버 2018. 9. 28.

사람들은 왜 산을 좋아할까. 작은 언덕을 올라서니 바람이 시원하다. 등짝에 베인 땀이 차다. 길 위엔 나무사이로 내린 햇빛이 어른 거린다. 산길은 비가 내린후 걷는 것이 좋다. 먼지도 없고 신발이 땅에 착착 붙어 미끄러질 염려도 없다. 지금 10시30분, 추석 차례도 지내고 식사도 끝났을 시간이다. 지난 벌초 때 산소에 들러 맨 절을 올렸다. 차례에 참석 못해도 위안이 된다. 뒤따르던 부부가 갈림길에서 다른 곳으로 갔다

.조금 지나자 남자가 큰 소리로 소리를 질러댔다. 산에 오르는 사람도 없고 도심에 갇혀 있었던 답답함을 푸는 것 같았다. 

바람은 불어왔다가 잠잠히 쉬었다 또 불어오곤 하는 것일까. 어디서 강약을 조정하는 것도 아닌데 쉬었다가 불고 쉬었다가 불어오곤 한다. 바람이 불때마다 높은 곳에서 나무가지들이 흔들린다. 파란하늘도 좌우로 움직인다.

바쁜 일은 없다. 천천히 가면된다. 딱히 할일도 없는데 몇 번을 쉬었다가 가면 어떠랴. 바위에 앉아 쉬면 서늘한 느낌이 든다. 하긴 9월말 아닌가. 산속에 가득한 것은 생명들이다. 흙속에는 땅벌레와 박테리아가 우글거리고 숲엔 잡초와 곤충들 세상이다. 

땅위엔 쭉쭉 뻗은 나무들이 들어차 있다. 숲은 삶의 몸짓으로 가득하고 사람들은 숲을 좋아한다. 정두효 2018.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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