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덥 더니
오늘 아침엔 비가 온다. 새벽 4시에 앞뒤 문을 활짝 열었다. 새벽이 오면 조금은 시원해진다.
더운 날 문이 닫힌 집은 왠지 답답하기도 해서다.
마루에 누워 있으니 바람이 피부를 스쳐 지나간다. 바람은 마치 바다 위를 지나가는 엷은 파도같이 피부를 슥 밀면서 간다.
파도도 그렇게 수면 위를 스쳐 지나가는 것 같다.
비가 오는데 풀벌레가 운다. 숲에는 풀 속에는 많은 벌레들이 살아가지만 직접 본적은 거의 없다.
모두가 보호색을 하고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어제는 그렇게 더웠다. 이번 여름 중에 가장 더웠다는 얘기가 있다.
그 시간에 골프를 쳤다. 골프는 돈 내고 하는 운동인데 더워서 힘들었다고 하면 욕먹을 일이다.
이 더운 여름날 땡볕아래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농촌의 들 일, 도시의 많은 현장 일들이 그렇고 그곳에 종사자들은 더위를 이겨내며 일한다.
부끄러운 하소연일 뿐이다.
온도가 36~37도는 됐을 것이다. 그것도 12시가 넘어서 시작됐다. 캐디가 모자에 얼음을 넣어줬다.
물은 금방 증발되는 것인지 녹은 물이 흘러내리지 않았다.
더운 날에 물을 마셔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다. 수분이 모두 땀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유별나게 더운 여름. 사람들은 여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고 들 한다.
나는 시간이 빨리, 세월이 빨리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간다는 것은 늙어 가는 것이고 나 자신이 늙는 것도, 가족들이 늙어가는 것도 싫어서다.
손주들이 나이 들어가는 것도 나는 서글프게 느껴진다. 가을이 성큼 다가올 것 같아 두렵다.
시간은 세상 만물을 변화시키는데 원하지 않는다고 될 일은 아니다. 어떤 것도 변화를 멈출 수는 없는 것인데도 마음은 그렇다.
어제 아침엔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모이는 장소로 가는 것도 싫었다. 피곤하고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전반전을 쳤는데 후반을 치는 것은 자신이 없었다.
골프는 팀으로 하는 것이어서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안 된다. 행동의 제약을 받는 것이어서 그렇게 좋은 운동은 아닌 것 같다.
싫어도 나가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몸 상태가 좋지 않더니 코로나에 걸려 있었다. 같이 갔던 사람들에게 모두에게 알려줬다.
2019년 이후 3번째다. 코로나에 약한 체질인 것 같다. 정 두 효 / 2024.8.21
이런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