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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하늘 바람 숲

몽골 초원

by 옐로우 리버 2023. 9. 6.

끝이 없는 구릉지가 땅 끝까지 이어지는 대초원, 어디를 가든지 땅과 구름과 언덕이 하늘에 닿아 있는 땅.
초원은 녹색의 빛으로 아득히 펼쳐져 있었고, 차창을 스치는 소와 말. 양떼들은 평화 롭기만 했다. 초원은 동물들의 낙원인 것 같았다.
여행을 갔다 오면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에 담았던 전경들이 잔잔히 떠오른다. 별것이 아니었던 순간들도 별것이 되어 나타난다.
울란바토르 공황에 도착하자 바쁜 마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상상의 하늘과 초원이 어떻게 생겼을까 보고 싶었다.
멀리 완만한 언덕 위로 푸른 하늘이 들어왔다. 찬바람이 쏵 불어왔다. 서울을 떠날 때는 많이 더웠었는데, 시원했다.
안으로 들어와서 긴팔 옷으로 갈아입었다.
국립공원으로 달리는 길옆으로 나무 한그루 없는 초원이 다가오고 지나가고 또 나타나는 것이 반복 되었다.
공원에 들어서자 이곳저곳 초원위에 하얀 지붕의 게르가 나타났다. 이미 대자연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곳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들은 캠프라고 불렀다. 게르에는 침대가 4개씩이 있고 한쪽에는 수세식 화장실과 세면대기 있었다.
캠프가 위치한 주변은 경관이 수려했다. 아래쪽으로는 끝없는 초원과 언덕들이 펼쳐져 있고, 뒷편으론 바위산이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초원에 들어서면 키 작은 구절초가 곳곳에 자라고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 있었다. 꽃들이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나 양. 소가 싫어하는 종류여야 할 것 같았다. 동물들은 풀이 있는 곳이라면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게르 주변에도 소가 풀을 뜯고, 풀이  자라면 다시 찾아 오는 것 같았다.
아프리카 메뚜기들이 농지를 황폐화 시키듯이 동물 떼가 지나가는 초원은 풀들이 뜯겨 나갔다. 초원의 풀들은 키가 거의 같았다. 동물들은 풀을 먹고 풀은 배설물 거름을 먹고 자라고 있었다. 상부상조 하는 것이다.
초원은 초원으로 남아 있었다. 어떤 집 주변에도 경작지가 보이지 않았고, 그 넓은 초원은 풀들의 영토였다. 풀밭은 소나 양들의 것으로 인간이 침범하지 않는 전통이 있다고 했다.
몽골 사람들은 자연은 있는 그대로 있어 왔고 현재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끝도 없는 초원에 나무한 그루 없느냐고 물으면 옛날부터 그래 왔다는 것이다. 자연현상에 어떤 의문도 제기하는 않는 자연인들 같았다.
물론 지금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고 돈을 벌기위해 한국에도 많이 오고 있다. 그런 넓은 땅과 하늘이 맞닿아 있는 자연 속에 산다면 하루하루가 똑 같은 날일 것 같았다. 멀리보면 끝없는 지평선과 맞닿은 하늘이 언제나 그곳에 있는 것이다.
해발 1500미터 고지에서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봤다면 황홀했을 것이다. 초원에서의 2박은 날씨가 좋지 않았고 비도 왔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게르에는 전깃불이 들어오고 단지에는 가로등도 있었다. 그런 곳에서는 별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원시 초원에서라면 모를까. 정두효/ 2023.8.

◇ 여행은 혼자하는 것 보다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 더 추억에 남는다.

 

◇  초원에는 말과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저쪽엔 땅과하늘과 구름이 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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