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추억을 먹고 살아 간다고 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언제나 우리들은 지난날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과거는 언제나 아름답다. 하지만 아픔도 많다.
지난 시간들 속에는 슬픔이 더 많은 것 같다. 자식에 대한 사랑. 부모에 대한 추억, 모두는 아름답지만 슬프다.
큰 아이를 결혼시키고 앨범을 복사했다. 태어나고 자라가는 과정이 담겨 있었다. 발가벗은 모습에서 성장해 가며 자아를 형성해가는 모습 기록돼 있었다. 젖을 먹고 자라는 아이가 어느 듯 마루를 기어 다니고, 어느 날엔가 웃기 시작한다.
또 의자를 짚고 어설픈 걸음을 떼어 놓는다. 앨벌 중간을 넘어서자 초등학교. 고등학교를, 대학을 다니고 있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유아기는 부모와의 삶, 서 너 살을 넘어가면서 언니와 동생이 서로 의지하며 생활 한다. 자식은 부모만이 키워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가족. 친척. 친구 등 모두가 참여하고 사회가 같이하는 것이다. 유치원을 다닐 때 아이를 돌봐줬던, 학교를 다니며 만났던 선생님들. 또 많은 친구들이 사진 속에 나타나고 사라졌다. 그리고 가족과 친척의 동행은 지속된다. 같이 했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모두 떠나고 주변의 친인척들과의 생활이 이어져간다. 수 천 장의 사진을 복사하면서 아이들 주변에서 삶을 같이 했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추억은 아름답다. 서글프다.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고 직장을 갖고 독립된 사람으로 살아간다. 내 젊은 시절, 아이들은 너무나 어렸고 그 시절이 언제 흘러 갔는지 기억도 없다. 생활 속에 파묻혀 같이한 시간이 많지 않았다. 아쉽다. 빠른 시간 속에 모든 것들이 지나가 버렸다. 추억은 시간을 되돌리는 일이다. 이제 가을이면 둘째도 떠난다. 나는 이제 중년을 넘어서 노년기로 가고 있다. 자식들은 가야할 길을 간다. 함께했던 추억만 남게 될 것이다. 추억은 아름답고 슬프다.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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