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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에세이 스토리지

장맛비 오는 소리

by 옐로우 리버 2019. 7. 25.

장마는 싫다

장마는 참 싫다. 우중충한 하늘, 옷이 척척 달라붙는 높은 습도, 이 모든 것이 인간 생활에 불편한 것들이다. 그렇다고 쨍쨍 내리쬐는 여름날 햇볕이 반가운 손님은 아니다. 피부가 검게 타고 옷 위로 스며드는 열기는 참기 힘들다. 그래도 우리에겐 이 모든 것들이 잠깐 왔다 갈뿐이다. 으레 왔다가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짜증을 낼 일도 아닌 것 같다.

일 년 내내 더위만 있는 열대에서는 살아가기가 힘들 것 같다. 2주 전에 갔다 온 태국은 대표적인 지역이다. 우기와 근기가 있긴 해도 일 년 내내 여름만 이어지는 곳이다. 동남아 여러 곳이 그렇고 적도와 가까운 세계 여러 지역들이 그렇다. 온갖 벌레들과 모기, 야생동물이 주거공간을 침범하는 환경 속에서는 불편함이 많다. 어떤 열대지방은 강수량이 턱없이 부족, 식수난 속에 사람들이 살아가기도 한다. 더위가 연중 지속 되는 곳에서는 삶의 의지나 활력이 저하된다. 열대지방에 얼마동안 머물다 보면 그런 기후에서는 인간의 활동이 제약 받을 수밖에 없다. 나 자신부터 의욕을 상실하게 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도 장마가 있어 비가 내리고 댐과 저수지에는 물이 가득 찬다. 내리 쪼이는 햇빛이 있어 곡식과 과일이 탐스럽게 여문다. 요즘은 봉숭아와 자두 참외 수박 등 과일이 제철이다. 때가되면 온갖 과일이 출하되고 소비자들은 맛을 즐긴다. 새벽 장밖엔 장맛비 소리가 요란하다. 오늘 내일 중 많은 비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다. 습도가 90%를 육박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에겐 사계가 있고, 장마철엔 비가 쏟아지고 또 뜨거운 햇볕도 있다.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19.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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