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더문 산길엔 지난 가을의 흔적과 산새소리만 들려오고 가끔 찬 바람이 불어왔다. (남한산성)
촉촉이 젖은 길 위에 이른 봄볕이 내리고 있다. 어제 내린 진눈깨비가 물이 되어 계곡을 타고 흐른다.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 빗물이 길 위에 고여 있고 햇빛이 반짝인다. 산길에는 사람 소리 들리지 않고 길 가장자리 이곳저곳에 풀잎이 돋아나고 있다. 찬바람이 언덕을 넘어 와 스쳐 간다. 하늘은 푸르고 헐벗은 나뭇가지들이 서로 얽혀 봄을 기다린다. 새 한 마리가 가까이서 울면 멀리서 다른 새가 대답한다. 딱~딱~딱, 여기 저기 딱따구리들이 나무를 쪼며 부리를 다듬고 있다. 그늘 진 언덕 이곳저곳에는 잔설이 남았다. 한 움큼 잡아 본다. 눈의 감촉은 차고 시원하다. 이제 잔설이 녹고 훈풍이 불면 진달래꽃이 만발할 것이다. 겨울이 가는 길위엔 봄이 슬금슬금 스며 들고 있었다. (두효. 2018.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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