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남한산성에는 많은 사람들이 올랐다.
수백 년이 지난 산성 벽에는 온갖 야생화가 가을 햇살을 받으며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야생화들은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은 성 밖 벽에 더 많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봄 여름에 축적한 에너지가 가을 꽃으로 피어난 것이다.
그들은 그 곳에 또 다시 씨를 뿌리고 생명을 이어갈 것이다.
맑은 햇빛과 바람. 간혹 내려 주는 비 만으로 그들은 완성 되어 간다.
유전자의 정보에 따라 피고 지고 씨를 내리며, 강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진화해 간다.
밤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도 거세다. 더 높은 곳에 있는 꽃들은 오래 견디지 못할 것 같다.
202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