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쏜살같이 흐른다.
2019년이 가고 있다. 지금은 영하 5도, 몇 시간이 지나면 해가 지고 밤이 오고 그리고 2020년으로 넘어간다. 새로운 밀레니엄 시작이 엊그제인데 벌써 20년에 접어들고 있다.
새해가 시작 된다고 해서 세상이 변하는 것은 없다. 사람들의 관습속에 잠재된 의식 문제다. 오늘 밤에도 보신각에서는 타종이 있을 것이고 사람들은 곳곳에서 새해를 맞으며 추억을 만들 것이다.
젊었을 땐 한해의 오고감에 많은 의미를 두곤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저런 행사에 무뎌간다. 애써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아 진다. 날이 가고 달이가고 해가 가는 것을 모르고 산다면 더 편할 것 같다. 또 한해가 가고 나이를 먹었구나, 이 세상에서 얼마나 더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떠오르고 마음이 어지럽게된다. 일생동안 심장은 25억 번을 뛴다고 한다. 나의 심장은 얼마를 뛰었을까.
차라리 나이가, 세월이 가는 것도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세상을 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지금도 인도네시아 어느 섬의 바자우족은 시간도, 날짜도 모르고 살아간다고 한다. 어쩌면 그런 삶이 행복할 것 같다.
시간은 강물처럼 급하게 흐른다. 곧 2월이 오고, 또 3월엔 움이 터고, 그 다음 달엔 꽃이 피면 또 한해의 절반이 가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블랙홀에 가서 살수도 없다. 그냥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며 사는 길밖에 없다. 자연의 순리이고 인간의 한계다. 시간의 전환은 어쩔 수 없는데, 아쉬움이 큰 것은 수양이 모자라는 데서 오는 서글픔이다. 2019.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