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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천지에 꽃씨를 뿌리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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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하루

by 옐로우 리버 2021. 6. 4.

에스컬레이터를 벗어나자 앞이 캄캄했다. 어둠에서 밝음으로의 갑작스런 전환을 눈을 멀게 한다. 어둔 방에서 환하게 불 켜진 거실로 들어서면 앞을 분간하기 힘들다. 지하철역과 밖의 명암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날씨다.

온 세상의 생명들이 선명하게 색깔을 드러내는 그런 날이다. 너무나 맑고 밝은 날이다. 빛을 받은 잎새들은 끝없이 반짝이고 시원한 바람은 가을 같은 감촉으로 다가와 피부를 스쳤다. 하늘은 밝고 온 세상의 나무들은 햇볕에 반짝였다. 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가을 같은 서늘함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유월의 하루는 그냥 스쳐 보내기에는 아쉬움이 컸다.

 

하늘로만 뻗어가는 나무는 어떻게 살아가는 것일까. 계절이 오면 성장을 이어가며 높이를 키워간다. 인간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살아갈까. 나무는 제자리에서 수백 년 수천 년을 살아간다. 숱한 자연의 변화를 극복해가면서 수많은 세월을 견뎌가며 생명을 이어간다. 오늘 온 세상은 생명으로 넘쳤다.

짙은 초록의 가지들은 바람에 흔들리며 하늘을 가렸다.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햇볕은 청명하고 누부시게 빛났다. 햇볕은 생명의 어머니다. 인간의 생명의 근원이 어머니인 것 같이 모든 생물의 어머니는 햇빛이다. 태양하나의 수고로움으로 온 세상이 빛을 발하고 바람이 불고 생명들이 즐거워 한다. 햇볕이 빛나지 않으면 아름다움이 있으랴. 생명이 있으랴, 이 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은 태양이고 햇빛이다. 빛의 결실은 살이 있음이고 아름다움이다.

세상의 아름다움은 빛에서 온다.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은 세상에 빛을 주고 색깔을 주고 생명을 준다. 지구역사에 있었던 여러 번의 생명체의 멸절은 빛의 결여에서 왔었다. 지진이 일어나고 해일이 덮치며 가스와 먼지가 온 세상을 덮었다. 빛이 사라지면 생명은 멸절 됐었다. 빛이 살아나면 생명은 솟아나기 시작했다.

오늘의 이 활력은 빛이 있어서다. 빛을 받은 생명은 바람에 춤춘다. 생명들이 최상의 컨디션에 도달했음을 드러냄이다. 세상에 있는 나무와 식물들의 넘치는 생명력은 인간들에게 바로 와 닿는다. , 온 세상이 생명으로 가득하구나. 산과 들의 나무들과 풀이 생명으로 충만할 때 인간들도 생명의 활력으로 넘친다.

어제는 많은 비가 내렸다. 지표에는 수분이 넘치고 산골짜기에는 개울물이 넘쳐 흐른다. 빛이 혜택으로 세상은 활력으로 넘친다.  202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