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해가 저물고 어스럼이 밀려오면 슬퍼집니다. 서쪽에서 해가 지고 있는데 동
쪽 하늘이 빛이 납니다. 해가 기울며 동쪽으로 빛을 발산 하는 것입니다. 어둠이 밀려오는 것은 하루 해가 수명을 다해 간다는 것입니다.
기울어 가는 해를 보며 슬픔을 느끼는 것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냈기 때문입니다. 나의 아버지가 그랬고 어머니도 그랬습니다. 기울어 지지 말아야 할 시점에 석양의 해처럼 떠나 셨읍니다.
아버지는 어느 날 갑자기 낙상으로 세상을 떠나 셨습니다. 어머니는 암과의 사투를 벌이시다가 해가 지는 저녁에 돌아 가셨습니다.
인간이 존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종착점은 무 일 것입니다.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 없음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슬픔이 디엔에이로 남아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결말을 찾아 가는 과정 인지도 모릅니다.
주변 사람들 뿐아니라 수많은 유명인들과 탤런트들도 같은 길을 갔습니다.
피할 수 없는 길을 향해 가버린 것 입니다. 텔레비전과 유튜브에서 지나간 영상들을 보곤 합니다.
화려하게 등장하는 인물들이 수십 년 전 세상을 떠나고 없는 사람들 입니다. 그 젊음, 그 생기, 그 화려함, 그건 오래 전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게 긴세월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 속에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없는 것입니다. 영상으로 남아 연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겨울의 저녁놀 같이 사라져 가는 삶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의 젊음은 금방 늙음으로 변하고 곧 세상에서 모습을 감춥니다.
삶이 그래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생명의 의지 때문일 것입니다. 태양은 사라지고 캄캄한 밤입니다. 모든 생명들이 어둠속에 묻혔습니다. 내일이 온다고 해도 꾸역꾸역 다가오는 종착역은 밤의 깊은 잠과 같을 것입니다. 정두효 / 202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