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스토리지

참새와 사람들

옐로우 리버 2025. 5. 22. 11:41

공원을 걷는데 길위에 있던 참새 떼가 놀라서 와락 날아오른다. 참새야 놀라지 말거라.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 물론 도시에서는 그렇다. 너희들의 DNA에 저장된 정보는 틀린 것이다.
너희들이 날아오르는 것은 인간이 너희를 해친다는 조상들의 선행의 경험이겠지. 사람과 많이 접한 비둘기는 인간을 겁내지 않는 것을 너들은 모르는 것 같다..
길 위에서 날아간 참새 떼는 나무위에서 짹짹짹 놀란 가슴을 츠스린다.


참새 떼는 성가신 존재들이었다. 벼들이 익어 가면 속을 빨아먹어 농사를 망쳤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아이가 벼가 익어 가는 들녘을 지켰다. 참새가 날아오면 훠이 훠이 소리를 지르며 쫓아내기에 바빴다. 어른들은 테라는 기구를 만들어 쳤다. 짚으로 손잡이 부분을 굵게 하고 끝 부부은 가늘게 하여 휘두른다. 머리위서 휘두르다가 반대로 급하게 방향을 틀면 따닥 소리를 냈다. 참새들은 놀라서 달아났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 참새들은 사냥감이었다. 겨울이면 대나무로 만든 기구로 지붕 참새 집을 막고 흔들면 도망 나오다가 잡히곤 했다. 참새잡는 통발이라고 할까.
참새잡이는 그물로도 했다. 침새떼가 다니는 숲 또는 대나무밭 입구에 그물을 치고 멀리서 참새 떼를 쫓았다. 급하게 날아가는 참새는 대나무 밭으로 날아들고 그물에 걸리곤 했다.
약사 빠른 새들은 그물이 보이면 하늘로 치솟거나 그물 아래로 급하게 방향을 트는 모습을 보곤 했다..
요즘은 도로변 투명 방음벽에 새들이 부딫혀 죽기도하고, 고층 건물 유리창에 충돌하기도 한다. 참새를 잡는 그물까지 있었으니 참새의 천적은 인간일 수밖에 없었다.
참새들의 유전자에는 인간은 무조건 피해야 하는 동물로 등록되어 있을 것 같다. 도시의 참새도 사람을 무서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
참새는 새총에 맞아 죽기도했다. Y자형 고무총에 잘 잡히지는 않았지만 무서운 존재임은 들림었을 것이다. 남자라면 모두 고무새총으로 참새를 쏴 잡으려고 했던 경험이 있을 것 같다.
60~70년대, 좀 앞서가는 사람들은 더물었지만 공기총을 갖고 있기도했다. 단발도 있고 산탄총도 있었다.
나는 단발공기총을 가진 사람이 참새사냥을 하면 신기해서 따라 다녔다. 나뭇가지 꼭대기에 앉은 새를 겨누고 쏘면 새가 떨어졌다.
그런 총이 갖고 싶었지만 엄두도 못낼 시절이었다. 시골에서는 삼태기로 참새를  잡기도 했다.삼태기안에 콩.쌀등을 넣어두고 새가 들어가기를 기다렸다. 새가들어 가면 삼태기를 받치는 막대기에 연결된 줄을 당겨 갇히게 했다. 재미있는 놀이감이었다. 참새는 도시의 포장마차에서 인기 있는 먹거리였다. ‘참새구이’는 술안주로 많이 팔리곤 했다..
곳곳에서 참새 수요가 많았으니 참새는 사냥감이었고 인간은 두려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농촌에서는 참새가 성가신 존재일 것이다. 가을이면 들판에 허수아비가 서 있고, 소리를 내는 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본다.

나는 공원을 걸으며 참새가 짹짹 소리를 내거나 앞에서 날아가면 즐겁다.
어린 시절 살던 집은 야산 언저리 가시덤불이 있던 곳이었고, 참새들이 많이 날아들었다.
언제나 참새들이 주변에 있었고 마당에 날아들어 울어 됐다. 참새는 토종새로 친금감이 있어좋다.
작은 몸집에 날렵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좋다. 울음소리가 친근감이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듣던 소리여서 그렇다. 정두효 / 2025.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