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바람 숲

산바람

옐로우 리버 2022. 6. 4. 18:13

며칠이 지나간다. 집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또 산을 오르고 싶어진다. 주변에도 메타세콰이어나무가 수십미터높이로 줄줄이 서 있고, 앞뒤 베란다문을 열면 바람이 마루를 스쳐 지나간다.

그래도 산이 생각나는 것은 그 호젓함이다. 사람 소리도 자동차소리도 없는 산길엔 산새들과 바람소리만 들린다. 이 계절엔 들꽃들도 시간을 두고 피어난다. 핸드폰으로 꽃들의 이름을 찾아 보지만 금방 잊어 버린다. 산길에는 언제나 바람이 보인다. 해발 400여미터를 오르면 편안하게 쉴수 있는 곳이 있다. 가쁜 숨이 잦아들면 언덕아래를 보고 하늘을 본다. 바람에 부딪히는 나무잎에서 바람을 본다. 바람은 젖은 옷과 목덜미의 땀을 순식간에 씻어준다. 바람이 불면 온 산의 나무잎이 잎뒤가 뒤집히며 반짝인다. 파도에 바다물이 반짝이듯이... 

더 올라가도, 내려가도 좋다. 오늘도 숲을 보고 초록잎들 사이로 푸른하늘과 시원한 바람을 봤으니까. 더 조용하고 깊은 계곡길로 산을 내려온다. 내 발자국 소리만 들린다. 정두효 2022. 6.4

 

◇ 숲길엔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