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 리버 2021. 12. 26. 14:41

 

 

요양원에 들어가 구박을 받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자신의 몸을 가눌 수 없어 먹는 것부터 배설까지 남의 손을 빌려야 한다면, 의식이 없는 상태라면 더더욱 말이지. 친구와 산길을 걸으며 그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죽음과 사랑의 얘기를 다룬 영화를 최근에 TV로 봤다. ‘me before you. 미 비포 유‘ ’너 만나기전 나라는 뜻일 게다. 윌은 영국의 한 도시에 살아가는 부유한 집안의 청년이다. 하지만 그는 사고로 목아래 사지를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루이자는 가까운 마을의 평범한 한가정의 딸이다. 자신이 돈을 벌어야하는 가정이기도 하다. 성격이 밝고 명랑하며 패션 감각이 남다른 여성이기도 했다.

루이자는 윌을 돌보는 일을 하게 된다. 계약기간은 6개월, 윌을 돌보며 루이사는 사고전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아가게 된다.

온갖 스포츠를 즐기며 활달하게 살아가던 청년사업가였음을,

그리고 윌이 6개월을 산 후 스위스에서 존엄사를 하기로 부모와 약속한 사실도 알게 된다.

그녀는 윌을 돌보며 그를 사랑하게 된다. 어쩌면 한 유망한 청년을 살리겠다는 마음도 한몫을 했을 것 같다. 정성을 다해 윌이 인생을 포기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경마장. 음악콘서트장 등에 같이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윌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존엄사에 대한 윌의 마음은 확고했다. 그녀는 윌과 먼 휴양지로 여행을 가기도 했다. 여행의 즐거움도 윌의 마음을 바꾸지는 못하게 된다. 루이자의 간곡한 부탁에도 윌은 포기하지 않는다. 남의 손에 의지해가며 이렇게 살아갈 수는 없다고. 너를 나의틀안에 가둬서도 안된다고. 오히려 자신의 죽음을 이해해 줄 것을 설득 한다.

6개월이 다 되고 윌은 자신이 건강했을 때 갔던 파리여행을 그녀에게 가게 한다. 자신이 다녔던 이곳저곳을 둘러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루이자에게 편지를 남긴다. 인생을 즐겁고 적극적으로 꿈을 펼치며 살아가 달라고, 자신이 죽고 난 후 그녀가 어려움 없이 살아가게 얼마의 재산도 남겨준다.

 

영화를 보며 몇 년 전의 신문기사가 떠올랐다. 한국의 어떤 중년남성이 암으로 생존할 가망이 없어지자 스위스로 존엄사 여행을 떠나는 기사였다. 그 사람은 홀로 가는 것이 아니었다. 절친한 친구가 그의 죽음여행에 동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어떤 친구들이었을까.

인간 삶의 최대 화두는 삶과 죽음일 게다. 그중에서도 죽음이 더 큰 난제일 것 같다. 그래서 철학이. 종교가 이를 풀어보고자 했다. 그러나 인류가 존재하는 날까지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영화에서는 이 난해한 숙제를 사랑으로 승화시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두효 / 2021.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