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일상

옐로우 리버 2018. 2. 1. 18:32

# 오래전부터 안방 방바닥 한 곳이 꺼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위로 확산되었다. 수리를 해야겠는데. 오늘이 그 날이다. 철문점에서 수리용 시멘트를 샀다. 그냥 물을 부어 쓰는 것이다. 방바닥 장판을 깨끗이 잘라내고 꺼진 부분을 파냈다. 깨끗히 정리한 후 쓰레기장에서 프라스틱용기를 가져와 시메트와 물을 섞었다. 파인 부분을 채웠다. 이제 건조되면 끝이다. 30년 넘게 퍼텨준 것만해도 고마운 일이다. 완전히 마른 후 장판을 붙이면 끝이다. 오랫만에 날씨가 좋았다. 하늘이 푸르고 그렇게 춥지도 않았다. 앞뒤 베란다 문을 활짝열고 집 청소를 했다. 먼지를 닦은 후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바닥 청소를 했다. 기분이 상쾌하다. 2018년 2월1일 목요일



# 입춘이다. 봄이 성큼오나 했는데 영하의 날씨다. 오랫만에 남한산성에 올랐다. 입춘기념 등산이랄까. 영하 9도에 육박했다. 추운 날씨에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나, 적지않은 사람들이 산에 올랐다. 눈이 녹지 않은 곳도 있어 정상에는 미끄러웠다. 오늘은 춥지만 봄은 이제 고개를 내밀고 있을 것이다. 남향 언덕에는 햇볕이 따스했다. 봄은 햇빛과 바람과 함께 오고 있다. 2018.2.4



# 낮 기온 영하 2도,  많이 풀린 날씨다. 광화문에 갔다, 주변 식당들은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12시가 되기전 들어 갔지만 만원이었다. 밥과 된장국, 계란말이. 나물종류 1개. 도라지 무침 등 반찬이 나왔다. 대부분 주변직장에서 발행된 구폰으로 점심을 먹는 곳이다. 나올 때는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다. 직장 다니던 시절이 생각났다. 이곳 저곳 옮겨다니며 점심을 먹곤 했다. 싼 곳을 찾아 남의 구내식당도 이용 했었다. 그렇게 추운 날이 아니지만 바람이 많이 불었다. 이런 날은 기온이 떨어진 날보다 더 춥다. 뼈속을 파고 든다고나 할까. 그런 날씨였다. 2.12


#남한산성에 올랐다. 겨울 가뭄이다. 날씨도 건조했다. 발걸음마다 먼지가 풀풀 날랐다. 정상에는 바람이 거셌다.  기다리는 친구밖에 없었다. 내일부터 설 명절이 시작된다. 모두들 명절준비와 귀향준비에 바쁠 것 같다. 이제 고향을 가지 않게된 나는 시간이 많다. 산에서 내려와 사거리에서 파전과 막걸리를 마셨다. 스산한 날씨위로 햇볕이 비치기 시작했다. 한결 밝은 오후가 시작됐다. 햇볕이 없으면 모든 것들이 빛을을 잃는다.

빛은 생명의 근원이다.   2018.2.14 수 


겨울 날 남한산성을 걸으면...

추운겨울 남한산성을 걸으면 1636년 12월을 상상하게 된다. 청 태종은 12만의 대군을 몰아 조선을 공격했다. 파죽지세로 밀려드는 청군에 조정은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청군은 보름만에 한성에 입성하고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도망쳤다. 추운 겨울 1만3천여 군졸이 남한산성에 고립됐다. 원군을 기대할 수도 없었고 20만으로 늘어난 적은 산성을 겹겹이 포위했다. 식량이래야 양곡1만3천석. 장 220항아리 뿐이었다고 한다. 추운 겨울 쌀과 간장을 먹고 전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이었을 것이다. 무능한 조정은 포위된 상태에서도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싸우고 있었다. 해가 바뀌고 1월30일 인조는 머리를 조아리며 청에 대해 신하의 예를 갖추고 항복했다. 수 많은 적군에 포위된체 추운 겨울 허기와 공포속에서 산성을 지켜야했던 군졸들은 얼마나 처참한 상태에 있었을까, 상상이 가지 않는다. 국제정세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당파 싸움에 제살 깎아 먹기에 바빴던 군주와 조정대신들은 나라를 260년 간 청나라에 복속되게 했다. 죄없는 조선여인 50여 만명이 청에 끌려갔다. 그 후 100년이 흐른 정조대에도 사람들의 생각은 옛날에 머물러 있었다고 한다. 조정신료들은 청나라를 오랑캐나라로 칭하며 망해버린 명에대한 사대주의를 버리지 않았다는 북학파들의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지식인들이 얼마나 좁은 사고에 갇혀 있었는가를 알수 있다. 혼돈의 국제정세속에 갈팡질팡 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2018.2.15


# 홍합에 수제비

홍합을 하나하나 씻고 배추와 참타리버섯을 씻어 냉장고에 보관했다. 작은 딸이 오고 다음 큰 딸이 왔다. 각각 손녀들이 한명이라. 나 까지 5식구다. 좀 시간이 이른 관계로  5시에 식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손녀 하나는 기어다니고, 하나는 뛰어다니고 그렇게 시간이 가고 있었다. 드디어 시간이 됐다. 딸들 엄마가 말한 대로 큰 냄비에 홍합을 집어 넣었다. 국물로 수제비까지 만들어 먹기로... 드디어 홍합을 꺼낼 시간이다. 큰 그릇에 홍합을 담아 딸들과 먹기시작했다. 맛 있었다. 간장 소스와 초고추장에 먹으니까 맛이 정말 좋았다. 딸들 모두가 맛있게 먹는다. 손녀들도 우리들이 먹는 것을 보고 뭔가 먹 고싶어 한다. 딸들이 청포도를 잘라 먹였다. 홍합이 끝나고 이제 수제비를 만들 시간이다. 홍합이 우러난 국물에 큰딸과 같이 수제비를 잘라 넣고 국물이 끊기 시작하자 잘라놓은 배추와 버섯을 넣었다.  이것 만으로도 맛이 정말 좋았다. 딸들은 해물칼국수 맛이 난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 됐다. 간단한 재료로 맛있는 저녁이 되었다.   2018년 2월26일


#작은 행복

  손녀가 마룻바닥을 빠르게 기어 다닌다. 앞뒤 열어둔 창문에서 봄바람이 마루를 지나간다. 공기는 그지없이 맑고 하늘은 따뜻하다. 우리 식구가 다 모여 있다. 손녀는 세상 빛을 본지  이제 10개월이 됐다. 우리는 오랜만에 삼겹살을 구어 먹는다. 바람이 냄새를 순식간에 서에서 동으로 끌고 나간다. 둘째 딸은 곧 출산을 앞두고 있다. 방금 사위가 출산이 언제 될지 모르니 혼자 있지 말라고 했다. 큰딸 둘째딸이 결혼하기 전 가끔 삼겹살을 먹곤 했다. 오늘은 결혼 후 처음으로 모두 모여 먹게 됐다. 창 밖에는 5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온 식구가 다 모여 시간을 보내는 이 순간이 작은 행복이 아닐까. 그냥 일상 속의 이 순간은 살아 있음에서 오는 찰라다. 끝없이 변해가는 자연에 감사할 일이다. 그 속에 내가 존재하고 있으니까. 20175월 어느 날  정두효